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 유쾌한 영국인 글쟁이 팀 알퍼 씨의 한국 산책기
팀 알퍼 지음, 이철원 그림, 조은정.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하죠? 왜 이 사람을 영국 남자라고 하는 건가요? 대한민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가요? 우리나라에 귀화한 사람을 언제까지고 외국인(미국 사람이라거나 영국 사람이라거나 하는)이라고 부르고, 이민을 간, 심지어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한국말을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을 교포라고 칭하며 우리나라 사람처럼 생각하는 게 늘 의아했거든요. 이 분의 경우엔 귀화인지 이중 국적인지 모르니 의아함은 뒤로 휙 던져두고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어요.

저는 조쉬와 올리의 유튜브 채널 <영국 남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구독 중이에요. 영국인으로 한국을 사랑하며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보게 되었는데요. 이러저러한 재미도 있어서 참 좋아합니다. 우리 눈에는 헬조선으로 비치는지는 몰라도 그들 눈을 통해 본 우리나라는 감사해야 할 만큼 좋은 점도 무척 많았거든요. 언제나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되는 그런 것들을 깨닫게 되지요. - 그렇다고 언제나 평화롭고 사랑스럽다는 건 아니에요. 알잖아요. 심각한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 옆집에 영국 남자가 산다>는 조쉬의 책이 아니라 팀 알퍼라는 사람의 책이에요. 영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에서 산지 어언 10여 년인 남자의 눈으로 본 한국 이야기입니다. 영국과 한국은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우등하다 열등하다 할 수 없는 문화 차이가 있지요. 환경이 다르다는 것은 이념이나 사고의 차이를 만듭니다. 나라마다 매너도 다르고요. 그 문화 차이를 수용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열린 마음을 지녔느냐에 따라 같은 일들도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일하며 돈을 벌면서도 우리나라를 얕잡아보고 뒤떨어졌다고 말한다면 결코 우리나라만의 장점 같은 건 볼 수 없겠죠. 팀 알퍼는 그런 시선이 아닌, 그렇다고 한국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그런 마음도 아닌, 개인적인 눈으로 보며 느낀 대로의 글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썼습니다라고 단언하려고 했습니다만, 혹시 아닐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하고서 소심하게 생각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저자가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부터 취미생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문화를 즐기는 방법이나 여가 생활까지의 이야기를 영국과 비교하며 풀어놓는데요.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자가 한국에 산다고 해서 이 글을 한글로 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영어로 썼을 거예요. 왜냐하면 옮긴이가 두 명이나 되거든요. 본문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우리말과 한글을 익히긴 한 것 같은데요. 자신의 생각을 유연하게 표현하기엔 부족했을 겁니다. 그래도 완성된 원고를 보면서 기분 좋아했을 것 같아요. 독자인 저는 잘 다듬어진 내용의 유머러스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기분이 좋았거든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