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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ㅣ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1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몇 종의 생물이 지구 상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종이 탄생하는 건 지구에서 일상적인 일입니다. 인류도 그렇게 진화해왔고요. 어린 시절에는 네안데르탈인이니 호모 사피엔스니 하는 것이 모두 그런 인류로 진화되었던 것이라고 잘 못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한 종이 멸종하고 다른 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걸 압니다. 무척 오랜 시간을 거쳐 생물은 그렇게 사라지고 생겨나며 현재의 생물군을 이루게 된 것이죠.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멸종할 때가 되어 사라지는 게 아닌가, 아주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일을 굳이 인간이 나서서 막으려는 건 잘 못 된 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사라지는 건 멸종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앞당긴 멸종 시기 때문이라는걸요.
EBS 다큐프라임 <멸종>은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5부의 내용을 편집하고 내용을 추가하여 펴낸 책입니다. 이 책은 지구에서 늘 있어왔던 자연스러운 멸종 말고 70% 이상의 종이 사라지는 대멸종 시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지난 6억 년 동안 5차례 일어났기에 5대 멸종이라고 부르는데요. 현재는 제6대 멸종으로 가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멸종>에서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대멸종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낱낱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페름기에는 무려 95%의 종이 사라졌지만 어떻게든 지구의 역사는 이어져왔습니다. 적응방산-생태계의 일부 구성원이 멸종해도 남은 생물들이 진화하며 빈자리를 메꾸는 것- 덕분이었을까요. 중요한 건 5대 멸종에서 확실히 전멸한 종은 최고 포식자였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최고 포식자는 인류이니 이번의 멸종에서는 절대 살아남기 어렵겠군요. 그래도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며 달이나 화성 식민지 이주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인데, 지구를 망쳐놓고 화성으로 가다니.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SF 소설을 읽을 때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고요. 이 책에서는 현재의 지구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태초에서부터 현재까지 다섯 차례 대멸종의 원인은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바로 산소 농도 저하인데요. 운석이 충돌했든, 빙하기가 왔든 어쨌든 지구 상의 산소 농도 저하로 견디지 못한 종들이 멸종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인간은 환경파괴를 통해 산소 농도 저하를 가속화하고 있지요.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구에게는 해로운 일인 것을.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섭리인 수렵, 채취, 어로의 길에서 벗어나 농경을 시작했던 신석기 혁명은 지구 입장에서는 대멸종의 서곡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