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선생님도 몰래 보는 진화론
기타무라 유이치 지음, 이재화 옮김 / 봄봄스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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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조상이 하마라니!!!
물고기가 고래를 거쳐서 육지로 나온 거 아니었나요? 어, 아니지. 고래는 포유류인데 공룡 같은 파충류부터 시작해서 조류, 포유류... 이렇게 진화하고 분화된 건데, 그럼 고래는 어쩌자고 바다로 갔을까요?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안가에 살던 어떤 동물이 바닷속에 있는 먹이를 먹으려고 하다가 먹어보니 짭짤한 것이 제법 괜찮기에 그냥 아예 눌러 살기로 했던 건 아닐까요? 하마도 수초를 뜯어먹는 걸 보면 그런 비슷한 친구가 바다로 들어 같 것 같긴 한데요. 
하마랑 소처럼 눈이 순진하다는 유사점 말고도 고래와의 접점이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하마도 고래처럼 털이 없군요. 단지 눈과 털 문제로 고래랑 하마랑 사촌 간이라 이야기하는 건 아닐 텐데요. 

학자들이 양질의 데이터를 토대로 조사 한 결과 하마 고래 사촌설을 주장하고 정설화되었다고 하는데요. 사인 배열 (유전자 속에 숨어있는 특정 염기의 배열)이 서로 다른 두 생물에서 발견된다면 선조가 같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고래에서는 하마 같은 우제류에서 볼 수 있는 외형적인 특징, 세 개의 기관지나 수컷의 생식기의 유사점 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인 배열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이 책은 진화론이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진화의 근거를 찾아내고 추론하고 결정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삽화와 재미있는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용 자체를 잘 몰라도 어쩐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를 든 내용이 진화와 동떨어 진 것이어서 더욱 쉽게 쏙쏙 이해되었던 것 같습니다.

동물의 진화를 추론할 때는 데이터를 살피고 미싱 링크를 찾아내어 완성한다고 하는데, 현재의 생물에서 알 수 있는 단서는 진화론 탐구의 데이터로서는 빈약하기에 지층에서 과거의 단서를 찾는다고 합니다.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추론하는 건 불확실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여름철 냉면 육수 속의 대장 균 수도 육수 전체에 퍼져 있는 녀석들을 일일이 세어보는 게 아니라 시료를 채취해 일정 공간 내의 균수를 취하고 면적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식으로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화에 관한 데이터도 일부의 것을 가지고 전체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반드시 불확실하다고 할 수 없겠죠. 하지만 분명 오류는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데이터나 증거가 발견되면 과거의 데이터는 새로운 것으로 치환합니다. 모든 데이터가 다 쓸모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낡은 데이터를 버리고 새로운 데이터를 취해야 좀 더 실제와 가까운 진화도가 그려지기에 사용할 수 있는 증거는 오로지 새로운 증거뿐입니다. 

데이터라는 말만 들어도 의식이 혼미해지는 제가 재미있게 읽은 이 책은 현재에 가까운 이야기라기보다는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었기에 더 흥미로웠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된 모습을 훔쳐본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종들이 진화하고 멸종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현재 지구상의 생물의 멸종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개입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좀 씁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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