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저는 아저씨를 싫어합니다.

술 취한 사람도 싫어하고. 그러니 술 취한 아저씨는 정말 싫습니다. 

기분 좋을 정도로 한 두잔 하고서 명랑해지는 아저씨는 괜찮지만, '개'가 된 아저씨는 정말 싫습니다.

'개'는 좋아하는데....


그런 제가 만난 이 책의 이름은 <시바 아저씨>.

.... 시바견 아저씨네요. 어쩌지, 개는 좋은데 아저씨는 싫어. 아저씨가 개가 되다니. 얼마나 진탕 마셨으면!!!!

하지만 여기 나오는 개저씨들은 제가 알고 있던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멀쩡하고 잘 생긴 총각들이 결혼하고 아내에게 실권을 조금씩 넘겨주다가 결국 모든 권한을 넘기고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자가 되면 그야말로 완벽한 '개'가 되는 것입니다.

어째서 개일까....그, 글쎄요. 어쩐지, 작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네코마키이지만, 사실 시바견도 사랑하는 게 아닐까요?

작가 본인의 아버지와 주변인들을 모델로 탄생한 만화 <시바 아저씨>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시바 아저씨>의 주인공은 아주 잘생긴 시바견, 시바야마 타로(43세)입니다.

과장님이시지요. 상사의 명령에 치이고 부하 직원에게 치이는 말 그대로 중간 관리자로서의 괴로움을 안고 있는 평범함(?) 가장입니다.

쥐꼬리만한 월급과 담배만이 남편에 대한 불만이라는 아내 유코와 연로하신 어머니, 그리고 귀여운 단계를 넘어간 두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선 여전히 귀여운 딸이지만 이젠 슬슬 아빠를 멀리하는 사춘기이지요. 

회사 생활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섯머리 신입사원 사쿠라군만 아니어도 좀 편할 것도 같은데, 아아아!!! 요즘 젊은이들이란!!!!

저는 어느새 시바 아저씨의 마음이 되어 사쿠라군을 단톡방에서 힘차게 혼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내 손가락은, 시바 아저씨의 손가락은 모바일 채팅에 적응하지 못했느냐 말이다아!!




담배 하나 피우는 데도 아내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강변으로 가는 시바야마 타로 아저씨. 

키득거리면서 읽다가

같은 처지의 아저씨들이 우연히 만나 강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에선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하아... 담배는 싫은데, 저 마음은 이해가 돼요.

제 폐마저 욱신거립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빠들만이 완전체 시바견이 되는데요. 그 형태에는 여러가지가 있나봅니다. 가장이 되어가는 과정에는 귀만 나와 있다거나 하면서 점점 시바견으로 진화하고, 완전체였다고 해도 별거나 이혼을 하면 점점 다시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도 있습니다. 

바로 아래의 그림 같은.




아내와 사별했지만, 아들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주점 주인 '란'.

게이도 열심히 가족을 부양하고 있으면 여전히 시바견으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시바견이라는건 열심히 살고 있다는 훈장 같은 거니까요.




이 책을 키득거리며 읽고나서는 

이 시대의 아빠들은 이렇게 살아가는구나하는 마음에 좀 안쓰러워졌습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서도 자신을 위한 취미에 투자를 하려면 아내의 눈치를 보아야하는...아내 역시 가정을 위해서 씀씀이를 조절하는 것일테지만, 아빠의 입장으로 보면 안타까웠습니다.



*** 아니 이런 스타일 시바 아저씨라면 하나 키워보고 싶습니다. 소프트 모히칸이 제 취향인듯!!!




**** 사람도 그릴 수 있는 만화가였군요!! 갑자기 등장한 독신 캐릭터에 깜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