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식탁
게리 웬크 지음, 김윤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습니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통해 미각의 즐거움과 에너지의 공급은 물론,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을 부여받고 있는 것인데요. 맛없는 것을 먹을 때 보다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좀 더 기분 좋고 만족감을 느낍니다. 기분에 따라서 맛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서 기분이 변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음식에 관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실은 음식 속에 들어있는 어떠한 성분 때문에 감정의 변화가 생깁니다. 개인에 따라 다른 것은 '초기값의 법칙(Law of Initial Value)'때문인데요. 이 법칙에 따르면 유전적 특성이나 생리 기능, 질병과 건강 상태, 약물 복용력, 환경적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 흥분의 초기 값(p.34)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설명을 조금 빼먹었네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음식이라는 것은 우리가 입을 통해서 섭취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말합니다. 그것이 일반적인 식품 일수도 있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카페인이나 니코틴류의 약간의 중독성을 지닌 식품일 수도 있고 때로는 향정신성 약물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 혹은 우리의 감정에 대한 것을 말해주는 책, < 감정의 식탁 > 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물질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뇌에 영향을 미치며, 어떤 물질은 다른 물질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는 향신료, 식물, 동물 부위, 모든 종류의 약물, 커피, 차 니코틴, 초콜릿이 모두 음식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음식이란 영양소가 있든 없든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 내린다. 

p.35~37


저자가 책의 초반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섭취된 것들에 대한 뇌의 변화를 이야기하다 보니 자꾸만 향정신성 약물 쪽으로 기울어지는데요. 감정의 식탁이라는 제목을 보고 선택한 저로서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물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책인 줄 알고 선택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저자의 빼어난 글솜씨 덕분에 어려운 용어들을 그냥 눈으로만 접수하고 뇌에까지 전달시키지 않더라도(어폐가 있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책의 페이지 수는 얼마 되지 않는데요 (250여 페이지). 그 얼마 안 되는 분량을 읽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중간중간 이건 이래서 그랬구나, 저래서 그랬구나 생각도 하게 되고 아이에게 재미있는 부분은 읽어주며 공유했거든요. 


읽다 보니 향정신성 약물에 대해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지만, 실제로 사용해 볼 생각은 없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 것의 중독성, 그것들이 어떻게 뇌를 지배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거든요. 모든 약은 독이 될 수 있고, 모든 독은(정말입니까) 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호기심에 읽어도 좋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읽어도 좋을 책이었습니다. 워낙에 방대한 내용을 품고 있어서 요약이 되지 않네요. 재미있으니 직접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용어는 패스하셔도 읽는데 무리는 없습니다만 과학을 좋아하거나 이과생 혹은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았던 용어이니 어디서 들어본 듯한 친숙함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겁니다. 저는 계피차나 끓여마셔야겠습니다. 벤조산나트륨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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