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십이국기 2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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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발을 들여 놓게 된 십이국기, 이번은 그 두번째 이야기로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기린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린은 참 매력적인 짐승입니다. 봉황처럼 상상의 짐승이지만, 봉황이 암수를 봉과 황으로 나누는 것처럼, 기린도 암수를 기와 린으로 나누어 부릅니다. 이번의 주인공은 다이키로 태나라의 왕을 정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어린 기린입니다. 


기린은 상상속에서 많은 변화를 해왔습니다. 말을 닮은 기린, 사슴을 닮은 기린, 용을 닮은 기린이 있는데요. 조선시대의 기린은 용을 닮았던 모양입니다. 고관 대신의 흉배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말을 닮은 아름다운 기린을 상상합니다. 기린은 강인해보이는 모습을 가졌으며, 지배자를 정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가졌지만, 성품은 지극히 온화하고 부드러워서 전쟁을 싫어하고, 피를 싫어합니다. 그러나 그의 절대 권력 때문인지 기린이 등장하는 곳에는 피보라가 일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기린은 슬픈 짐승입니다. 


십이국기의 기린도 마음이 선합니다. 태과에서 태어나 신녀들에게 양육된 기린은 자연히 성격조차 하늘에 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입이 좀 거친 기린도 있긴 하지만, 그들은 함부로 머리를 조아리지도 않고, 단 하나 자신의 주군에게만 충성합니다. 그 지역엔 열 두개의 나라가 있으며, 열 두명의 왕이 있고, 각 왕에게는 기린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러나, 태(대극국)국에는 기린이 부재중입니다. 새로운 기린이 태어나기 위해 태과가 열려 있을 때, 갑자기 일어난 식현상에 태과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으로 흘러들어가버리고 그 곳에서 우리 시간으로 십년간 자라납니다. 열살이 된 소년은 그를 찾아 헤매던 신녀들의 간곡한 부탁을 기억해 두고있던 안국의 기린의 인도로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소년은 의외로 자신이 이곳의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십이국기의 기린은 평소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각성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린의 모습을 하지 못합니다. 다이키는 다른 기린과 달리 머리카락 혹은 갈기가 검습니다. 보기드문 흑기린이기에 힘이 해방되면 다른 기린들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어린아이 일 뿐입니다. 남들과 달라서 사랑을 덜 받았던 그 아이는 이쪽으로 들어와 여괴인 산시(보호자), 신녀 요키등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나지만, 자신이 과연 기린인가, 여기 사람들이 말하는 모든 것들을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게이키를 만나고, 태나라의 왕 후보자들을 만나며 점점 성장해나가는 이 소설은 꼬마 기린 육성기 혹은 성장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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