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할까요? 2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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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외로움을 살짝 안은 채 허영만의 <커피 한잔 할까요2>를 읽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커피를 마시기엔 부담스러워 커피맛 사탕 하나를 혀 위에 얹고 책에 나오는 커피 향들을 상상하려 했지만, 

커피에대해 아는 것이 없으므로 그냥 내가 아는 커피향을 상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좀 더 아는 것이 많았다면 어땠을까. 

콩 볶는 커피숍에 앉아서 읽었더라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능력치는 분명 올라갈 텐데, 기대치 역시 높아지는 바람에 좌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기분이 그런 기분입니다. 한 살 때 보다는, 열 살 때 보다는, 스무 살 때보다는 분명 나아졌을 텐데

어째서 점점 더 자신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계속 정진하는 사람이 2대커피의 강고비인가봅니다. 이미 모든 것을 마스터한 것 같은 사장님 아래에서 커피에 대한 것을 배워가며 사람에 대해서도 배워갑니다. 그렇게 그렇게 바리스타 강고비가 만들어지나봅니다. 


이번엔 꼴보기 싫은 평론가도 등장합니다. 

마치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은 태도는 정말 재수없습니다. 꼴보기 싫습니다. 하지만, 원래 그런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던 것이니 자세히 지켜보아야겠습니다. 미스터 초밥왕의 무토 쯔루에도 처음엔 재수없는, 아니 거의 끝까지 그런 캐릭터였는데, 그 만화를 몇 번이나 되새겨 본 이후에야 그는 쇼타를 초밥왕으로 성장시키는데 무척 중요한 인물이었음을 깨달았었거든요. 

꼴보기 싫은 평론가 초이허트도 그런 사람일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삐딱한 그의 목은 봐주어야겠네요. 



2권은 1권보다 좀 더 캐릭터가 생생하고 커피이야기와 인생이야기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그러니 할말도 많고 생각도 많아집니다. 

생각이 많아진 만큼, 더욱 땅을 파고 들어가 다시 겨울잠을 자게 될 것 같은데, 진한 에스프레소가 저를 깨웁니다. 

어쩌라는 건지. 

이 커피는 저를 잠들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커피향을 상상하면서 따뜻한 대추차를 마셔야겠습니다. 

아니, 이것 도대체 무슨 맛이랍니까. 

대추에서 은은하게 우러난 단맛과 산미가 커피를 대신하는군요. 



이번의 책은 밥 딜런의 'One More Cup of Coffee' 와 함께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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