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있었다
문필연 지음 / 북스피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진작에 허물거나 리모델링 되었어야 마땅할 정도의 낡은 집은 그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어쩐지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만 같습니다. 제주 해안가쪽의 촌집들 중 그런 집이 몇 보이는데요. 몇 년전, 지인께서 집을 알아보는데 함께 간 적이 있었습니다. 폐가아닌 폐가 처럼 보이는 촌집이 싸게 나왔길래 이 집은 왜 비어있나요? 라고 동네 할머니께 여쭤 보았더니 해맑게 웃으시며

"그 집 아저씨는 교통사고 나서 죽고, 아주머니는 심장마비로 죽고, 아이 하나는 서울에서 일하다 죽었어. 큰아들은 고기 잡으러 갔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쩐지 기분이 찜찜했습니다. 안그래도 바람에 삭아 거칠어보이는 나무 기둥이 더욱 음산하게 보였습니다.

버려진 촌집에서 풍기는 나무와 흙의 음산함과는 달리 각이 진 모서리에 벗겨진 벽, 몇 년째 청소하지 않은 것 같은 더러운 외부 화장실에 깨진 유리창 법칙을 증명하듯이 어디선가 자꾸만 생겨나는 쓰레기들. 거기에다가 이 곳에 아기를 버리면 귀신이 처리해 준다는 소문이 돌아 미혼모들이 몰래 와서 아기를 유기하고 가는 그런 삼일주택이 있었습니다. 낙후된 시설, 불편한 교통 등등 세입자가 끊어질 만한 조건은 모두 갖춘 그 곳에는 몇 가구 안되는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요. 그나마도 귀신소동으로 임산부 한명이 유산하고, 한 남자가 다치는 등의 일이 발생하자 더욱 불편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등산객 한 명이 갑작스런 복통 때문에 삼일주택 외부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습니다. 심지어 삼일주택에 수상한 점을 느낀 한 경찰이 퇴근 후 혼자서 방문했다가 실종되는 사건도 벌어지고, 미혼모에 대해 취재하던 조PD도 신생아 유기에 대한 것을 취재하려다가 함께간 영매, 선신도 실종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수상히 여기던 경찰, 연 경사가 이 집에 위장 잠입해 사건을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위의 삼일주택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책, <아이들이 있었다> 입니다. 이 책은 아마도 호러미스터리쯤 될 것 같은데요. 뭐랄까.. 좀 애매합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훌륭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호러로서도 약하고 미스터리로서도 약합니다. 게다가 제목이 스포입니다.

예. 그곳에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형태로 있었을까요? 스티븐 킹의 옥수수밭의 아이들처럼 아이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아 새로 온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들을 버린 엄마들, 어른들, 세상에 복수를 하는 이야기였을까요? 결론을 말하자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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