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엿보는 소녀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맥먼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어릴 땐 매일 밤 짧고 간단한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제발 오늘 밤 에는 무서운 꿈을 꾸지 않게 해 주세요. "
어쩌면 하루도 빠지지않고 꿈을 꾸는지. 게다가 색도, 냄새도 분명한, 현실과 구별이 가지 않는 꿈이라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지금도 매일매일, 길게 자던 짧게 자던 꿈을 꿉니다.
하지만 지금은 악몽 같은 건 거의 꾸지 않습니다. 중요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거든요.

"이건 내 꿈이며, 내 의지로 조종 가능하다."

루시드 드림이 어느정도 가능했던 동생이 고등학생 때 가르쳐 준 방법이지만 공포감에 지배되었던 데다가 상상력이 풍부했던 저는 이성적인 동생에 비해 꿈에서 이 것을 꿈이라고 인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 악몽을 우습게 여기까지 무척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악몽이라는 기준에 맞춘다면  악몽, 나쁜 꿈을 꾸는 건 여전합니다. 다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킬이 생긴 것이죠.
누구나 이것이 현실이 아니다라고 인지하고 이겨 낼 수 있다면 써큐버스는 굶어죽을지도 모르겠네요. 
몽마에게 시달리는 분께는 '드림캐쳐'를 추천할께요. 악몽을 잡아내 준다는 드림캐쳐는...예쁘잖아요.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 드림캐쳐가 악몽을 잡아내는데요. 드림캐쳐는 자신의 의지로 꿈을 캐치하는 것은 아닐거에요. 그냥 그 곳에 있을 뿐인데,  주변에서 잠을 자는 사람의 꿈이라는 의식이 부유하고 있을때 성긴 그물에 그 꿈이 걸려드는 것일테죠. 

황금가지 블랙로맨스 신작 웨이크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 제이니 는 (사람인데!!) 드림캐쳐입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잠든 타인의 꿈에 빨려들어가는 그런 체질을 가졌지요. 얼마나 불편한 능력인지... 대개 사람들은 자신의 악몽만으로도 버거운 법인데 타인의 악몽까지 지녀야 한다니, 생각만해도 두려워집니다. 그녀의 현실도 꿈만큼이나 버겁습니다. 엄마와 가난하게 단 둘이 살아가는데 , 엄마는 알콜 의존증입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야합니다. 어릴적부터 드림캐쳐라는 특이체질로 살면서 누구에게도 의논 해 본적도 없이 삶과 꿈 모두를 건사해야만 했습니다.  참으로 안쓰러운 상황인데 비해 제이니 자신은 무척 씩씩하게 잘 살아갑니다. 공부도 잘하고 요양원에서의 아르바이트도 열심이고 대학을 가기위해 노력합니다.  타인의 꿈속에 빨려들때 기면증과 발작의 중간단계같은 순간적 정신잃음만 없어도 삶이 편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습니다.
제이니의 주 활동 무대는 고등학교와 요양원인데, 알다시피 수시로 잠드는 사람들이 많은 핫스팟 (이런 경우엔 쿨~스팟일까요?) 인지라 제이니는 자꾸만 타인의 꿈 속으로 끌려들어갑니다.

 

 


이런 까칠까칠한 삶 속에서 신경쓰이는 남자가 생겼으니. 별볼일 없어보이던 케이벨이 바로 그 남자입니다. 케이벨 역시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를 괴롭히는 과거의 기억이 흉포화 된 형태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꿈 속에서 그는 제이니와 마주치고 서로를 의식합니다. 제이니의 긴 비밀이 이렇게 들통나 버린겁니다. 두근두근.
소녀와 소년 모두 비밀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진실을 향해 다가가면서 서서히 서로의 마음이 가까워 짐을 알게 됩니다.

소재도 무척 흥미롭고 진행방식도 아주 좋았습니다. 어찌나 재미있고 흥미로운지 책이 저를 놓아주지 않아서 화장실도 못 갈 뻔 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목이 마른데 얼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꾹 참고 있어요.  가독성도 좋고 흡인력도 대단합니다.  웨이크 시리즈 첫 권인 <꿈을 엿보는 소녀>를  읽었는데요. 얼른 다음 권을 읽어야겠습니다. 물 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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