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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탐정은 연애 금지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2월
평점 :
고등학생 시절을 돌아보면 공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시끌벅적 즐거움도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자주 꾸는 꿈은 학생이 되어 도로 학교에 다니는 것인데, 매번 시험 날인 걸 보면,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었지만, 제일 그리워하는 것도 그 시절인 모양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웬만하면 대인관계 원만하려고 (생존방식이지만) 하하 호호 어머 그러셨어요 하는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거리낌이 없었던 것 듯합니다. 그야말로 개성 넘치고 끼를 대 방출하던 시대. 그때의 친구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요. 좋아했던 선생님은 ......(어디 계신지 알 고 있습니다. - 아, 스토킹인 건가)
선암여고 탐정단 친구들을 보니 고교시절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젖어보았는데요, 초등학생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저는 중학생 때 왓슨을 꿈꾸었었고, 홈즈를 좋아하던 단짝 친구는 유명 작가의 아내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추리물을 읽고 있지만요.
선암여고 탐정단은 탐정을 동경하고 꿈꾸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사진을 조사하고 추리하고 결과까지 얻어냅니다. 보통의 여고생 그룹은 비슷한 성향이나 성격을 가졌거나 그런 척하는 집단인데, 이들은 오히려 각자의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천재소년 채준을 좋아하며 다소 자기중심적이지만 밉지 않은 탐정단 대장 미도. 가정환경이 좋지 않지만 씩씩하고 보이시한 성윤. 동대문 의류상을 하는 부모님과 언니의 고생을 염려하고 아이돌을 꿈꾸는 예희, 초등학교 시절부터 따돌림을 당해 우울감이 지배하고 있지만, 마법과 게임의 세계 라면 따를 자 없는 빅데이터 하재. 내신의 탑을 달리지만, 천재소년 박사를 쌍둥이로 둔 탓에 상대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으나 내색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는 채율, 어떻게 보면 섞이기 힘들 것 같은 그들이 탐정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합니다.
<선암여고 탐정단 : 탐정은 연애금지>는 세 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여고라면 빠질 수 없는 교내 귀신 이야기. 조용한 소녀 하재가 카발리스트 킴으로 교주가 되어 빅데이터 위에 또 데이터를 덧씌우며, 성적제로 입소하는 학사에 출현하는 귀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탐정단이 활약합니다. 그러나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고 했던가요. 추리와는 별도로 사건의 방향이 정해지고, 탐정단은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두 번째 사건은 원 데이 위크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아이돌과 함께 생활하며 협박범을 찾아내기였는데요. 아이돌이 되기를 꿈꾸던 예희에겐 절호의 기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슈가걸즈의 멤버 래인을 구하기 위해 미국에서 날아온 채준. 채준을 좋아하는 미도와 채준을 말리고 싶은 채율. 채율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연예인 겸 포토그래퍼 라온. 생각하는 바대로 잘 풀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성공. 단지 협박범이 사법처리되지 않아서 섭섭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일의 한계라는 게 여기까지로구나... 하는 아쉬움 같은 게 남았죠.
그러나 세 번째 사건에서 탐정단은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게 됩니다. 학교와 게임과 학생의 장기 실종으로 우울했던 이야기였는데요. 남학교의 사건을 의뢰 받은 카발리스트 킴- 하재는 탐정단을 그에게 소개합니다. 그들과 함께 게임의 세계로 들어가 활약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도요. 웹상의 일과 현피같은 사건인가 - 사령카페 사건 같은 거요 - 싶었던 사건은 뜻밖의 결말을 맞는데... 탐정단이 진짜 크게 한 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