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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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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은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또 한 번은 여행길 위에서. 이제껏 한 번도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모두에겐 또 한 번의 탄생이 남아있는 셈이었다.
- p.12
Journey man 이라고 하면 요즘은 해마다 팀을 자주 이적하는 운동선수를 말하기도 하지만, 원래는 중세 시대에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수련을 떠나는 장일을 일컫습니다.
독일 청년 파비안은 원래의 Journey man 의 뜻을 살려 세계로 향합니다. 단돈 200유로 (30만 원)만 들고서 말입니다. 이런 무모한 청년 같으니라고, 거의 무전여행이나 다름없잖은가요. 중세 시대 장인들을 본받는 건 좋지만, 선뜻 결정 내리기 어려웠을 텐데, 제일 내딛기 어렵다는 첫발을 용감하게 내디뎠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어울리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저와는 달리 그는 무척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수련지인 상하이에서 동양 특유의 말하지 않아도 알아-라는 식의 정을 알아보지 못하고 외로워했습니다. 외로움이 사무쳐 눈물을 흘릴 때쯤에야 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수련 여행이 시장된 이래 나를 움직이는 진정한 원동력은 좋은 피드백, 즉 낯선 사람들과의 진실한 소통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 p.61
그는 언제나 현지에서 일했습니다. 무전여행자의 여비 벌기가 아닌, 수련 여행자로서의 수련으로서 일했습니다. 돈은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정도면 족했고, 숙식을 해결하며 일할 수 있으면 되었기에 자신의 전공 - 실내 건축학 - 과 관련 있는 일인 건축 보조, 사진 촬영, 디자인 등의 일을 정말로 열심히 했습니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이집트, 에티오피아, 호주, 미국,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콜롬비아에 다녀왔으며, 그곳에서의 인연은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그의 인생에서 빛나는 부분들을 만들었지만, 연인과는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세계를 씩씩하게 돌아다니던 그였지만, 언제나 반드시 그래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향수병,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이 그로 하여금 미지로 나아갈 용기를 뺏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용기를 내어 안락한 곳에서 모르는 곳을 향해나갔습니다.
두려움은 우물쭈물하는 자에게만 기생하는 정신의 독버섯과 같다. 그리고 놈은 주로 갈등을 먹고산다. 두려움을 굶겨 죽이려면 갈등부터 끊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무모하더라도 배짱을 부려야 한다.
-p.195
그의 여정은 때로는 스릴 넘치고 때로는 예술적이었고, 때로는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관광객은 빛나는 것을 보고 여행자는 어두움까지 본다고 했습니다. 그의 2년 2개월 간의 수련 여행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책을 읽은 저에게까지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내가 할 수 없다 말하며 포기한 것들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