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7
안치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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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림>에서 신학 대학원을 중퇴한 예술가 박진우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경찰은 단순 가출, 혹은 실종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와 거래하던 큐레이터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건에 휘말려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 민간조사원 (P.I) 독 소장(독고인걸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합니다. 명랑하지만 알고 보면 법의학 지식이 풍부한 독 소장과 수다스럽고 감상적인 미학 강사이자 미남자인 승주, 카리스마와 중성적 매력이 있으며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권민은 이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데, 단순 사건이 아니라 연쇄 살인이며, 종교 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내고 범인 수사에 박차를 가합니다. 범인은 자신의 광신적 믿음을 기준으로 명분을 내세우며 사람을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이었습니다.

단서는 베드로의 십자가. 예수님이 잡혀가던 날 새벽닭이 울기 전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던 배신, 그리고 회개, 그 후 복음을 전파하다가 순교했던 것처럼, 범인 자신의 기준으로 보아 배신자라고 여겨지는 목회자나 신도를 납치해, 잘못했다고 빌고 회개하게 만든 후 (고문에 의한 거짓 회개라도) 그가 순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진 사이코패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의 흡인력과 묘사력은 무척 뛰어납니다. 할 일이 있어 책을 손에서 놓으려는데 떨어지지 않아요. <재림>에서 작가는 현 기독교의 모순에 대해하고 싶은 말들을 다 하고 있습니다. 부조리한 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설을 빌어 이야기합니다. 종교의 이름을 빌려 이념이 다른 자들을 정죄하는 것은 살인, 그 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십계명에도 '살인하지 말라'고 하고 있는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독교 전파를 위해 많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기독교 전파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자신의 욕심을 채우거나 자존심을 세운 것에 불과한데요.

 

책은 무척 재미있는데, 좀 아쉬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독소장에게 사건 의뢰를 했던 박진우의 노모는 빚도 있고 무척 가난한 집입니다. 사실, 사건 의뢰 자체가 부담되는 일일 수 있는데요. 실종된 아들을 찾겠다고 없는 살림에 의뢰를 했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아들 시신을 찾은 후 P.I의 임무는 끝났어야 하는데, 범인을 잡을 때까지로 연장됩니다. 무슨 돈으로? 확실히 연장한다는 장면도 없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노모는 이것저것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이들의 의뢰비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요. 뿐만 아니라 애초에 사건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수사 의뢰를 하자고 했던 큐레이터를 비롯한 의뢰인들은 흐지부지 이야기 속에서 실종됩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사실 이런 의문들은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냥 저 개인적인 의문일 테지요. <재림>이라는 소설은 물 흐르는듯한 매끈한 - 아니 다소의 물결이 있는 흐름을 가지고 갑니다. 각자의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스릴러 요소들도 살아있어 재미를 더합니다.

 

하지만,  2장의 중편은 없거나, 애초에 1장, 2장으로 마치 연속성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도록 나누지 않았으면 어땠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쉬움이 두 번이로군요) 물론 독소장의 PI가 삼인 체제가 되게 된 - 심지어 그집 강아지까지 포함해서 - 영국에서의 사건 해결 편이라 내용은 무척 재미있고, 신 나게 읽었으나 '재림'편이 쿵!!!!!! 하고 끝나 그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엉뚱한 것을 읽고 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1장, 2장이라고 하니 '재림' 그 후의 연결성을 기대하였던 것이지요.

차라리 '재림','만남, 그리고 시작'을 각각의 장편, 중편으로 별개의 느낌이 들게 '1장, 2장'이라는 머리를 떼었더라면  재림의 여운을 느낌 후 감정을 전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리뷰를 읽은 후 <재림>을 읽으시는 분께서는 가급적 <재림>을 읽고, 녹차 한 잔으로 입을 씻어내신 후 <만남, 그리고 시작>을 읽으시길 권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모두 재미있거든요. 그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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