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슬픕니다. 읽지 말것을..
 
'스기우라 사부로'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욕심같은건 부리는게 아니었는데, 갖고 싶은 걸 모두 가지는 것이 반드시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인데.
이 책은 <이름 없는 독>의 전작입니다. 그 책에서 스기우라에게 매력을 느꼈기에 전편의 그는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 읽게 되었지만, 읽고난 후엔 우울해졌습니다. 스기우라가 나빴다는 것은 아닙니다. 좋았지요.
 
제주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에? 인도 위인가요? 점점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길이 침식당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차도의 구석지로 하얀줄이 쳐져 있어 그쪽이 보행자 도로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제주시 한복판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차들이 주차되어있습니다. 어린이들도 위태롭게 등하교하지요. 심지어 대형차량들도 개구리 주차를 합니다. 차, 자전거, 오토바이..... 보행하다가 당하는 교통사고가 말도 못하게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걸어다니는 사람이 죄인인거죠.
 
소설의 시작은 스기우라가 장인의 운전사였던 가지타씨가 당한 자전거 뺑소니 사건을 조사하는 것으로부터입니다. 딱히 탐정 노릇을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가지타씨의 두 딸 사토미와 리코 자매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서 회고록 비슷한 책을 쓰기 위해 도움을 청했고, 사위이자 사내 취재기자겸 편집자인 스기우라가 담당하여 자매를 돕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쫓아가다보면 으레 그렇듯이 세월 속에 묻어두었던 것마저 들쑤시게 되는데, 그 기억속에 사토미의 세살 무렵 벌어졌던 유괴 감금사건까지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때문에 겪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사토미는 부모님의 샛별(희망)인 리코에게 아버지의 과거와 자신의 유괴사건을 알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은 자신도 무척 어렸던때의 일이라 기억이 부정확함에도 그 부근에 어두움이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했습니다. 예정되었던 결혼식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흔들리지만, 약혼자인 하마다와 잘 이겨내는 듯 합니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의외로 살인범 찾기보다는 가지타의 과거조사가 되어버리는데, 종국에는 의외의 이야기가 드러납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요. 미야베 미유키는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스기우라를 다시 만나서 좋았습니다. 아, 소설속의 그들도 그랬던 걸까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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