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적들
표창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의 사회 구현' 어릴적 부터 무척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왔습니다. 제가 어릴 적 부터 지금까지 계속요. 그런데, 정의라는 건 과연 무엇일까요? 무엇이기에 정의 사회가 구현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정의라는 것은 법적, 도덕적, 철학적인 근거가 있는 올바름을 말한다고 합니다. 자기자신만이 주장하는, 자기가 속한 단체(종교단체 포함)만이 주장하는 옳음은 정의가 아니지요. 요새도 그런일이 있다는 것.. 제가 궂이 말하지 않아도 아실테지만요.

그런데, 때로는 정의가 말하는 그 옳음이라는 것이 판단하기 어렵거나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옳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아니라고 한다.. 그럼 내가 틀린걸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려울 수 밖에요.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정의롭게 살고 있을 터입니다. 궂이 '을;'를 외치지 않더라도. 그래서 다함께 올바르게 살고자하는 희망을 짓밟는 정의의 적들, 특히 그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 믿고 - 혹은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 믿고 - 지지했던, 의지했던 '높으신 분들'이 사실은 '정의의 적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더욱 분노하게 되고 용서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궂이 누구라 콕찍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통장에 29만 1천원 밖에 없는 할아버지네 집은 본인과 자식 뿐만 아니라 일가친척, 동생의 동거녀의 딸 - 멀기도 하지 - 까지 사기꾼이니, 이건 뭐 초대형 가족 사기단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요. 그럼에도 처벌은... 정말 범이 만인에게 평등한지 의심스러울 따름이지요. 권력과 돈 앞에서 무너지는 정의따위. 흥입니다.

제 1부만 읽었는데도 아찔한데, 그 뒤로는 어쩔꼬... 두근두근 부들부들 떨면서 읽었습니다.

제 2부에서는 만삭아내 살해사건, 안산 살인마 괴담 등등.. 인간이 저지르는 파렴치한 범죄에 분노하고, 친족 성폭행이나 영국 한인 여성 살해 사건의 납득할 수 없는 판결에 황당해 했습니다.

제 3부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괴물 편에서는 학교폭력, 사령카페 살인사건, 종교문제로 인한 사건 등등 자라나고 있는 불의에 대해 다루고 있었는데요. 특히 마지막의 씨랜드 수련원 참사에 이르러서는 세월호 사건까지 함꼐 머리속에서 맴돌아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습니다.

분명 정의의 적들 보다는 의로운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불의는 어쩌면 이렇게 크단 말인가요. 정말 슬퍼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슬퍼하라고 쓰여진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의 부제는 이렇거든요.

"정의는 때로 천천히, 하지만 반드시 온다 "

부디 그러하길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