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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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한여름의 방정식> 역시 반응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딱 제 타입의 소설이었죠. 심하게 잔인하지도 않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그런 소설이었거든요. 이 소설에는 제가 좋아하는 유가와 교수 - 갈릴레오가 나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등장인물중, 논리적인 타입의 유가와 교수와 정이 많고 사람을 생각하는 가가형사 둘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답하기 어렵네요. 아무튼 냉정한 듯 하면서 살짝 건방진 유가와 교수의 매력이란 무시 못하겠어요.

 

개업을 앞둔 엄마 아빠가 돌봐주기 힘든 여름방학, 초등학교 5학년생 교헤이는 혼자서 고모네가 운영하는 여관을 찾아가던 중 기차안에서 유가와 교수와 우연히 만납니다. 별스럽게 교헤이가 마음에 들어서였는지.. 아니면 예약된 호텔이 마음에 안들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 유가와 교수의 속은 누가 알까요 - 유가와는 교헤이 고모네 여관에 묵기로 합니다. 유가와는 바다의 해양 광물 채취문제로 회의에 자문차 같은 곳으로 가던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유가와가 도착한 다음날 그 여관에 묵고 있던 쓰카하라가 항구 근처 바위에서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처음에는 실족사인 것으로 넘어갈 뻔 했지만, 그가 퇴직한 경시청 형사였음이 밝혀지고, 그의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부검, 그 결과 일산화 탄소 중독으로 사망하여 시신이 유기된 것을 알게 됩니다.

쓰카하라의 죽음에 비논리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과 그의 죽음에 숨겨진 수수께끼가 있다는 것에 신경이 쓰인 듯 유가와는 조용히 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합니다.

그런데 참 의외였습니다. 유가와 교수가 어린이랑 놀고 있어요. 본인은 실험과 탐구라고 했지만 물로켓이라든지, 불꽃놀이라든지... 이런건 놀이를 통한 과학교육이잖아요. 심지어 물로켓을 쏘면서 쿄헤이에게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휴대폰까지 희생을 시키다니.... 실험과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유가와는 어린이를 싫어한다구요. 왜냐하면 어린아이들은 비논리적 행동을 하니까요. 그런데 어째서죠? 교헤이는 마음에 든걸까요? 이런 부분이 너무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갈릴레오의 친절한 과학교실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죠.

사건 종결후에는 어쩐지 조금 슬퍼졌습니다. 그랬군요. 유가와랑 코헤이라는 이상한 콤비플레이에는 다 이유가 있었네요. 누구나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이 있겠죠. 무엇을 희생시키더라도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다는 그런거요. 하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저질러버리는 일들은 모래위에 지은 집 같아서 언제 무너져내릴지 몰라 전전긍긍하게 마련이죠.

기존 갈릴레오 시리즈에서는 다소 난해하거나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리 이론들이 나왔었다면, 이번엔 코헤이도 (초등학생도) 납득 할 수 있는 레벨의 설명들이 나옵니다. 아, 해저 자원개발이야기에서의 해저 열수 광상이라거나 심해 생물이야기라거나 하는 부분은 어려웠지만요.

이번 갈릴레오 시리즈에서는 가가형사의 마음을 가진 유가와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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