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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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리즈 중 하나인 <메롱>입니다.  

에도시리즈는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가 나오는 수사물도 재미있지만, 흑백이나 안주 같은 괴담도 제법 재미있습니다. 지금은 도시 괴담이라 하여 있음직한 이야기들이 떠도는 시끄러운 세상이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옛날이라고 한다면 도깨비도, 귀신도 그믐밤이면 스윽하고 나타났을 것만 같습니다.

이 책 <메롱>은 괴담입니다.

 

'후카와'라는 요릿집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속에서 개업을 합니다. 가장 기대에 부푼것은 아무래도 주인 부부인 다이치로와 다에였을겁니다.  가게를 개업한 건 좋은데, 이사를 오자마자 하나밖에 없는 딸 오린이 앓아 눕습니다. 오린이 얼마나 아팠었냐하면은 삼도천 근처까지 가서 헤매다 온게 아닙니까. 그 후로 오린의 눈에는 귀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뿔사.

 

그들이 요릿집을 차리기 전 부터 이 집에는 귀신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오린만 보면 메롱을 하는 어린여자아이 귀신 오우메, 태평하고 여자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미남 무사 겐노스케, 상냥하고 아름답지만 어쩐지 조금 슬픈 느낌의 오미쓰, 무뚝뚝하지만 실력좋은 안마사 와라이보, 그리고 흥분하면 검을 들고 날뛰는 덥수룩이.. 이렇게 다섯 귀신이 오린의 눈에 보입니다. 오린은 이들을 성불시켜주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어떤 미련이 있는지 알아야합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만은 않네요. 그들 자신도 어째서 여기에 머물러 있는지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을 염탐하고, 꾀를 내어 그들의 사연을 캐냅니다. 진실에 이르렀을때 어린아이인 자신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그런 무모하고, 당찬 아이였거든요.

 

사실 말하자면 초반에는 살짝 지루했습니다. 오린이 어린아이라고 잘 이야기도 안해주고... 오린도 알 권리가 있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좀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인 오린에게 할말 못할말 안가리고 마구 수다를 떨어대는 사람이 나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싫었습니다. 음. 전 뭘 원한걸까요?

어쨌든 저는 오린의 시선을 따라다녀야 하기 때문에 어이구 답답해... 한숨을 쉬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3분의 2 지점까지 지루해 했지요. 그만 읽을까? 하지만 뒷쪽을 기대하면서 꾹 참고 읽었더니 그 부분부터 박진감이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아, 포기하지 않길 잘했어.

 

스포일러를 좀 하자면, 마지막에 마치베에 관리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사흘밖에 안되었다고..... 그런데 오린은 삼도천 강가에서 그 할아버지를 만났더랬습니다. 음. 어떻게 된거지? 오린이 삼도천에서 할아버지를 만난건 한참전인데, 할아버지는 사흘전에 돌아가셨다니. 아아. 그렇구나. 이승과 저승을 오락가락 하셨나보다. 몸을 뺏기지 않도록 고군분투(孤軍奮鬪)하셨었나보다...하고 이해했습니다. 휴.

 

혹시 저처럼 이 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3분의 2 지점까지만 참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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