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킴벌리 맥크레이트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또 가슴이 무거워지는 소설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라는 소설인데요.  조금 발랄한 소설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자꾸 이렇게 무거운 책들만 읽게 되는걸까요?

 

이책은 조금 독특한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그레이스풀리라는 블로그와 (아마도 구글)톡, 그리고 엄마인 케이트의 이야기, 죽은 아멜리아의 이야기. 시간 순서대로 진행 되는 것이 아니라 각 장의 날짜를 잘 보아야 할 정도로 왔다갔다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정신없죠. 하지만, 이내 적응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구성이야말로 이 이야기를 제대로 잘 살려낸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뉴욕 최대 로펌 변호사인 싱글만 케이트는 중요한 회의중 딸인 아멜리아가 정학을 당했으니 데리러 오라는 학장의 전화를 받습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시간 보다 좀 늦게 되고 , 도착해서 만나게 된 것은 정학당한 딸이 아니라 투신해서 죽어있는 딸이었습니다. 평소 모범생인데다가 작문실력도 뛰어나고, 외로움은 조금 탔지만, 엄마를 사랑하고 다정했던 딸이 하루아침에 죽어버린 사건. 경찰은 9일만에 정황상 자살이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옥상 벽에 '미안해요'라는 말이 적혀 있었거든요. 하지만, 자신의 숙제가 표절이라는 이유로 자살하기엔 뭔가 석연찮습니다.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던 엄마 케이트에게 한 통의 발신표시제한 문자가 옵니다. [아멜리아는 뛰어내리지 않았다]. 그 문자를 시작으로 엄마는 사건을 다시 추적하게 됩니다. 담당 경찰관도 바뀌고 아멜리아의 일기, 문자,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등을 살펴보며 아멜리아의 비밀을 알아가게 되지요. 10대 청소년인 아멜리아만 비밀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케이트 역시 - 누구나 그렇듯이 - 한 때 방황하던 시기를 거치며 그 때 임신해서 미혼모가 되고 아이를 낳은 것인데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이에게 계속 알려주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아멜리아의 비밀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밀 클럽이자 불량 클럽에 초대받고, 거기서 좋아하는 아이가 생깁니다. 딜런이라는 여학생이었는데요. 차라리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었다면 엄마에게 이야기 하기 쉬웠겠지만, 여학생을 좋아하게 되다니.... 엄마에게 몇번이나 의논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그 클럽은 말 그대로 불량입니다. 마약, 술, 난교 파티를 일삼고, 못된짓을 하기 위한 클럽이었거든요. 아멜리아는 그 곳에서 나오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딜런과의 관계가 끊어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클럽의 아이들에게 지독한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어째서 일까요.

 

아멜리아의 죽음에는 10대 청소년들의 잔혹한 심리, 특히 여학생들의 잔혹한 심리가 작용했으며, 우정과, 질투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비밀과 이기심들이 얽혀있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던진 돌맹이에 결국 개구리는 맞아죽듯, 아멜리아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악의와 비밀이 모여 죽게 된 것입니다.

책을 덮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나에게도 10대인 딸이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래서 남겨진 엄마의 슬픔까지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일까요.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너무 슬펐습니다.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