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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1
최혁곤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5월
평점 :
저는 한국 추리물에 대해 편견이라는게 없습니다. 예전에는 추리문학잡지도 꼬박꼬박 사서 봤었으니까요. 어느 작가를 좋아하냐고 물으시면, 글쎄요. 작가로 따지기 보다는 재미있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첫 문장부터 편견이 없다라고 말한 것은 편견이 없는, 그러니까 우리나라 추리물이 외국의 추리물보다 못하다는 편견이 없는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었거든요. 아니, 재미없다고 표현하는것보다 짜증이 난다고 표현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오는 밀리언셀러클럽 소설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당연히 내 취향일 것이다, 재미있을거야..라고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그 실망감은 이루말 할 수 없이 컸습니다.
책을 다 읽고 뒤쪽의 서평을 보았더니 제 마음을 딱 반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 작가들이 세련된 기교와 탄탄한 문장력은 있으나, 정교한 심리묘사나 강력한 사회 비판 같은 중후한 주제를 작품에 부여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p.465
작년에 읽다가 말아버린 제주에 관한 소설이 있었습니다. 모 북카페에서 저자와의 대화 시간이 있다고 하길래 거기에 가보려고 열심히 읽었지요. 그때 느꼈던 짜증을 여기서도 느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이런 분야에 아는것이 참 많구나.. 생각도 많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작품하나를 위해 이렇게나 공부하고 조사했구나하는 마음에 존경스럽지요.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알고 있어. 엣헴. 하는 식으로 작품내에 드러나게 나타내는 것은 이거 현학의 티를 내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에 짜증이납니다. 이 책에 나온 작품들 중 몇가지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째서 자꾸 외국으로 나가나요? 우리 나라 사람이 쓴 글이니 주인공도 우리나라 사람이고 배경도 반드시 우리나라여야 한다는 국수주의적인 시각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어색하니까 하는 말이지요. 게다가 스릴러 물에서도 "아 유 오케이?" ,"고 투 헬." 이런식으로 말해놓고, 기도문도 "라 일라하 일라 일라 무함마드 라술 알라." 라고 해놓고 갑가지 쌩뚱맞게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상인은 기도문을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 후 메카 방향을 향해 몸을 낮게 숙여 절했다. 잠시 후 일어난 상인은 한의 두 손을 붙잡고 고마움을 표했다. 상인은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
"오, 자비롭고 자애로우신 알라신께서 당신을 내게 보내주셨습니다. 부디 저와 같이 가시어 제가 대접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p.420
... 어느 부분이 영어인가요? 물론, 독자를 배려했음이겠지만, 그렇다면 앞의 말들도 "아 유 오케이?" 라고 하지말고 영어로 괜찮으냐고 물었다.. 정도로 했었어야 하지 않나요? 이런 것들이 자꾸만 신경에 거슬려서 읽기가 불편했다는 말입니다.
이 책은 작가 10명의 10편의 단편이 실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그 중 무려 4편. 왜 그랬을까요.
줄거리 요약조차 귀찮습니다. 각 이야기의 느낌만 한 줄로 이야기 해볼께요.
1. 푸코의 일생 /최혁곤
여름편으로 끝냈으면 더 깨끗할 뻔.
2.알리바바의 알리바이와 불가사의한 불가사리 / 이대환
...응? 어쩌라고...?
3. 암살/김유철
4.3이야기도, 군대 이야기도 불편한데... 그래도 뭐. 나쁘진 않아
4.싱크홀 / 류삼
어어어......무섭다.
5. 안녕 나의 별 /나혁진
아, 유치해
6. 거짓말 / 강지영
재미있는데, 무섭고 불쌍하다
7. 불의 살인 / 정명섭
고려, 역사추리네? 재미있네
8. 일곱번째 정류장 /박지혁
나는 사랑이라도 상대가 싫으면 스토킹이지..아암..
9.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하리니 / 한이
.... 뭐지.. 뜬금없는 성경 테마 추리극...아아.. 읽기 버거워. 통과 (진짜 안읽었어요.)
10. 오리엔트 히트 / 김재희
왜 터키에서 저러고 있냐고.
죄송합니다. 제가 밀클 책을 엄청 사랑하긴 하지만, 이 책만큼은 아니다 싶어요.
제가 읽은 밀클 책 중 최악이었습니다.
단, 제 기준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