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밀리언셀러 클럽 9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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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K.N의 비극 등의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의 단편소설입니다.

 

예지력이 있으며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청년 케이시가 각 단편에 등장하는데요. 첫번째 사건 [6시간 후 너는 죽는다]편은 살짝 가벼워서 케이시를 소개하는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살짝 케이시를 범인이 아닐까...하며 의심하기도 했었지만요. - 케이시한테 미안한걸요? 하지만 누구라도 갑자기 당신은 6시간 후에 죽어요라고 말하고서 졸졸 따라다니면, 옆에있는 놈이 범인아니야? 하고 의심 할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의심했죠. 케이시에게 미안했던 만큼, 그 다음편 부터는 케이시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응원하면서 보았죠. 그치만, [3시간 후 나는 죽는다]편이 나올때까지 케이시는 단편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아서 응원할 기회는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케이시가 3시간 후 죽을지도 모른다는 에피소드에서는 애정하는 만큼 얼마나 조마조마했겠어요.

 

 

 

 

제가 고등학생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강제로 실시하던 야간 자율학습 전 저녁식사와 휴식을 위한 시간,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연습장에 그림을 그려대며 놀고 있었지요. 그런데, 외출을 다녀온 친구 둘이 저를 보더니 깜짝 놀라서 물었습니다.

"너 언제 들어온거야?"

"무슨 소리야. 나간적도 없는데 들어오긴 뭘 들어와."

"장난하지 말고~~~ 너 나갔다오지 않았어?"

"아니, 밥도 교실에서 먹고 계속 얘네랑 놀고 있었는데? 왜?"

 

그러자, 친구 둘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수다를 요약하자면,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데 교문근처에서 20대 아가씨처럼 꾸민 저랑, 젊은 남자랑 둘이서 말을 걸더라는 겁니다. 아직 학교 안끝났냐고. 친구들은 얘가 또 무슨 장난을 치나..싶었지만, 옆에 남자가 있어서 그러나 싶어서 자율학습이 있다고 말해주었고, 친구들은 목소리나 말투까지 똑같은 제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가..이상하다하며 교실로 돌아와봤더니 제가 교실에 있더라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 그날 부터 30대 초반까지... 언젠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고교시절의 나를 만나러 가야하는거로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혹시 모르죠. 다녀왔는데 기억을 삭제당했는지도요.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하면....

이 소설의 두번째 에피소드 [시간의 마법사]편에서는 어린 미쿠가 20년후로 타임슬립해서 어른의 미쿠를 만나게 되거든요. 그래서 소설을 읽다가 고등학생때의 일이 떠오르고 만 거랍니다.

 

세번째 에피소드[사랑에 빠지면 안되는 날]은 슬펐어요.. 정말 슬펐어요. 케이시가 알려준 대로 수요일날 만나는 남자랑 사랑에 빠져서는 안되는 거였어요. 하지만, 사랑이라는게, 인간의 마음이라는게 제 맘대로 되는것이던가요.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 슬펐죠.

 

네번째 에피소드 [돌하우스 댄서]에서는 댄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잘 풀리지 않아 회사원으로 살게 되는 한 아가씨 미호가 나옵니다. 결국엔요? 흐뭇합니다. 전시관의 돌하우스 댄서와 미호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 아아.. 이미 앞에서 말해버렸군요. 어쨌든 이 책의 에피소드들은 처음엔 에이 뭐지 이런 전개.. 라고 생각하지만 곧 빠져들어서 두근두근 쫄깃쫄깃해집니다. 정말이에요.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지배당하며 그 굴레에 따라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틀림없이 이 추론은 옳을 것이다. 사람의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예지라는 능력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미래가 가변적일 경우 모든 예언은 실현 여부가 모호한 망언이 되고, 예지 능력자는 양치기 소년에 지나지 않게 된다.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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