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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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목을 좀 줄여줄 생각은 없으셨는지- 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하자면 회고록입니다. 달리기라는 것에 중심을 잡고 지나간 과거를 잘 챙겨보는 그런 책이지요. 어쩌면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달리기로 결심한 1982년 그는 서른 세살이었고, 책상앞에서 앉아서 집필하긴 하지만 사실은 정신과 육체노동을 합한 것 같은 그런 온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만 하는 소설쓰기에는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러닝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 차차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몸도 달리기에 적합한 체형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달리기 위해 금연도 하게 되었고요. 그 날 이후 지금껏 그는 달리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퇴폐적이라거나 올빼미형 인간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해가 뜰때 일어나고, 해가 지면 되도록 일찍 자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그로 인해 조금은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긴 했슴니다만, 긴 안목으로 보자면 향락이라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기에 하루키는 아침형인간으로, 계속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나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자연스럽게, 육치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얼마만큼, 어디까지 나 자신을 엄격하게 몰아붙이면 좋을 것인가? 얼마만큼, 어디까지 나 자신을 엄격하게 몰아붙이면 좋을 것인가? 얼마만큼의 휴양이 정당하고 어디서부터가 지나친 휴식이 되는가? 어디까지가 타당한 일관성이고 어디서부터가 편협함이 되는가? 얼마만큼 외부의 풍경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얼마만큼 내부에 깊이 집중하면 좋은가?

p. 126

 

지난 번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들중 하나를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하루키의 달리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쩐지 저도 달리고 싶다는 충동이 입니다. 하지만, 마음만 그렇다는 이야기. 액션 영화를 보고 나오면 어쩐지 나도 휙휙 날아다니면서 저 정도 액션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앗? 남자 한정이었나요?... 저는 그렇던데요) 실상은 굴러다니는 것이 빠른 몸매를 가져서 슬픈, 그런 기분입니다.

 

뭐. 그런 저이니까.

응원이나 할까요?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님. 화이팅입니다.

달리기도,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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