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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는 해녀입니다
강영수 지음 / 정은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섬이라는 곳은 신기합니다. 사방이 바다로 막혀있어 갇혀있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함과 동시에, 간신히 떠나있던 섬사람을 다시 돌아오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저도 어릴때 제주라는 섬을 떠나 살고 싶었습니다. 저는 섬 안에 갇혀있었고, 그 섬을 떠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섬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어디에 있던지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가 나를 불렀고, 도시와 바다와 숲이 공존하는 곳이 어딘지 몰라 헤매었습니다. 얼굴에 주근깨를 잔뜩 만들어 댈 햇살과 바람, 신선한 내음이 그리웠습니다. 저는 3년전 제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깨달았습니다. 제주가 나를 다시 부르고 있었구나.... 난 어딜 가든지 또 바다를 그리워하겠구나... 다시 내가 이 곳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제주에 대한 생각이 이랬던 제가 다른 섬인들 가 보았겠습니까. 우도 역시 제주의 동편으로 돌아 아름다운 해가 뜨는 성산일출봉을 건너 바라보기만 했었지요.
멀리서 보니 더욱 아름다운 그 섬에서의 이야기.
<내 아내는 해녀입니다>를 읽었습니다. 멀리서, 그리고 겉에서 볼 때 아름다운 소가 누운 형상의 그 섬은 섬사람들의 삶을 쥐었다 폈다 했습니다. 자연에 가까워 아름다운 그 섬은 자연에 가깝기에 섬사람들이 살기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삶을 살아갔습니다.
저자는 북제주군의회 재선 의원이었고, 제주특별자치도 도서(우도)지역 특별보좌관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전혀 그런 냄새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이사람 뭐하는 사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는 수필가이며, 시인이었습니다. 한 해녀의 남자였습니다. 그렇기에 미안함이 가득했습니다.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득했습니다.
해녀인 아내는 코로 피를 토하고 입으로 피를 토하며 용왕님의 바당에서 소라, 전복, 해산물들을 내어와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이 남자의 아내, 어머디, 할머니 모두가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바다와 함께 있었습니다. 해녀는 자신의 몸이 스러지고, 무너지면서도 바다에 들어가기 싫어하면서도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자신의 삶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해녀의 남편은 이 책을 통해 우도에서의 과거, 현재를 돌아보며 자신의 이야기, 섬의 이야기, 해녀의 이야기를 합니다. 어쩐지,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거친 파도가 친다고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