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작품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 번 <야구장 습격사건>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한 번 더 도전해 본 오쿠다 히데오의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입니다.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될 뻔 했어요.

전혀 용기가 필요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학교 다닐때 체육시간에 참가만 했었다... 정도만 되어도 읽을 수 있는 책이었거든요.

정말, 스포츠는 어디로 간거야. 이렇게 말해도 오쿠다 히데오에게 실례가 되지 않아요. 작가 자신도 인정하거든요. 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가 작가가 되기 전 [모노 매거진]에 연재 했던 에세이 [스포츠 만화경]을 묶은 것인데요. 작가가 되기 전이라는 것도 놀라운데, 스포츠를 잘 모르는 제가 이 책을 재미있어 한다는 게 더 놀라운 일이지요. <야구장 습격사건>보다도 더 몰라도 되는 스포츠 에세이입니다. 아니, 스포츠를 매개로 한 에세이입니다.

 

이번 주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는 한일전 농구를 하더군요. 평소에 우리 동네 예체능을 잘 안보는데, 한일전이라고 하니까 괜히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하고, 상대 선수들이 막강했기에 걱정반으로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선수들중 - 안막강한 선수들중 - 한 사람이 <홈리스 중학생>이라는 책을 쓴 개작가(이런말 없나요? 개그맨-작가)라는 사실도 흥미로웠죠.

어쨌든 손에 땀을 쥐게....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딸에게 아는체도 할수 있었지요.

전광판 위에 1,2,3,4 써있는걸 보고.. 농구는 쿼터제야라고 말도 해보고, 리바운드! 리바운드! 하고 외쳐보기도 하고, 이거이거... 3점슛.. 들어가나..? 들어가나...??? 이런말도 해보고...

... 네, 제 수준이란게. 그정도. 뭐 어때요.  역전. 추격, 방어의 묘미가 있는 스포츠 관람을 하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 이겼으니 날아갔겠지만 - 기분이 좋아졌으니 되었지요.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는 이 정도면 된다니까요? 이것도 모르겠다면, 네.. 매트위에서 앞구르기만 할 줄 알면 읽을 수 있어요. 안심이죠? 앞구르기를 못하신다고요?... 일단 앞구르기 연습을 하신후 읽으면 되겠습니다.

 

오쿠다 히데오가 작가가 되기 전에 쓴 글도 역시 오쿠다 히데오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과연 , 그의 개그 본능은 작가가 되기 전 부터였군요!

 

"의를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다."

탁구 챔피언이 이런 말을 해봐야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만 가라테 챔피언이 이런 말을 하면 "오오!"하게 된다.

-p.45

 

수구는 올림픽 일정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를 차지하는 화려한 경기이다. 안타깝게도 일본에서는 그다지 인기 있는 종목이 아니지만 수구 선수들은 대개 흠잡을 데 없이 멋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의 머리에는 아기 모자가 씌워져 있다.

 귀까지 완전히 덮은 다음 턱에서 끈으로 묶는 그 모자는 영락없이 갓난아기용 모자와 똑같이 생겼다.

 어깨 밑으로는 엄청난 박력을 풍기고 있는데 어깨 위로는 이상하게 귀엽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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