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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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말이죠, 이 일을 하면서 늘 생각하는게 있어요. 사람을 죽이는 몹쓸 짓을 한 이상 범인을 잡는 건 당연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철저히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걸 밝혀내지 못하면 또 어디선가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p..426

 이런 생각을 하는 가가 형사의 범인 찾기는 따뜻했습니다. 어느 날  고덴마초에서 이혼 후 혼자사는 마흔 다섯 살의 여성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교살되었습니다. 집안에 침입한 흔적이 없었으므로 면식범의 소행이라고 여겨지는데, 그런 아무런 흔적 없는 현장에서 가가형사는 사소한 뜻밖의 것들을 발견하고, 사소한 일들을 발견하여 사건을 추적합니다. 추적이라고 하니 어쩐지 역동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시간과 이야기의 흐름을 읽어나간다는 기분이었습니다.

 

고추냉이가 들어있는 닌고야키(보통은 팥이 들어가는), 새로 주문한 주방가위, 죽기전에 자주 들르던 케이크 카페, 그릇가게에 주문한 한쌍의 젓가락, 가끔 들르던 순산기원 신사, 이혼후 예쁜 비서를 채용한 전 남편, 연극을 하겠다며 집을 나간 아들, 전통 장난감 팽이... 별 것 아닐것만 같은 일들 혹은 물건들에게서 이유를 찾아내며,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입니다.

 

어쩐지 따뜻하고, 따뜻한 범죄소설. 한 사람이 죽은 일은 따뜻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가형사가 짚어나가는 일련의 개인적인 사건들은 너무나 따뜻하기에 죽은 여인과 친했던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심지어 책을 읽고 있는 저까지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가가형사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형사라기보다는 고정월급을 받고 있는 탐정같은 기분. 그의 파트너 형사까지도 그를 귀찮아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신기하게 여깁니다.

 

"하나만 더 묻겠는데, 자네 대체 뭐하는 놈이야?"

그러자 가가는 테이블에 놓여있던 부채를 펼쳐 얼굴에 대고 펄럭거리면서 대답했다.

"뭐하는 놈이기는요. 이 동네에서는 신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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