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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22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이 책이 선천적 안면 기형아의 눈물겨운 생존기 비슷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딱히 슬퍼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어린이 책이라면서 48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가 궁금증을 일으켰던 탓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거스트 폴린. 하지만, 이 아이의 시선으로만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거스트 뿐만 아니라 어거스트의 누나 비아, 친구 서머, 잭, 누나의 남자친구 저스틴, 누나의 친구 미란다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어거스트는 선천적인 안면 기형으로 아홉살까지 홈스쿨링을 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열살이 되자 부모님과 어거스트는 큰 결심을 하지요. 학교에 다니기로 한 것입니다. 한 번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눈을 돌리게 만드는 그의 외모로는 많은 사람들 앞에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는 어거스트가 학교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하십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어린이들은 정직한 만큼 잔인하기도 합니다. 알고보면 어거스트가 유쾌하고, 개그감각도 있고, 심지어 과학적인 두뇌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그의 외모 때문에 따돌립니다. 그래도 서머와 잭이 있기에 점점 학교에 적응을 해나갑니다.
이 소설은 전혀 눈물겹지 않습니다. 장애아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는 그런 드라마틱한 전개도 없습니다. 다만, 안면기형이라는 점만 무시한다면 그 아이도 우리 아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상처를 받고, 이겨나가는 아주 평범한 아이라는 것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 무척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아이와 그 주변인물은 큰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인들의 시선이라는 날카로운 무기, 그리고 생각없는 사람들의 말.. 이런 것들에 큰 상처를 받지만,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그리고 생각없는 인간들보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법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긍정적인 면이 마침내 어거스트를 다른 아이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이해를 얻어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거스트는 용감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괴물, 이티, 에어리언, 오거등등의 별명을 이겨내고 마침내 친구를 얻고, 학교생활을 얻어내었으니까요.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 아이가 학창생활과 사회생활을 통해 더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 아이가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갖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만, 읽어본 결과 고학년의 어린이 혹은 중학생이상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