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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페트병으로 만든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넌다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란 표지에 깔끔한 디자인의 책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페트병으로 만든 배를 타고서 바다를 건너보는 모험일지가 아니라 아름답고 푸른 바다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떠다니는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물론, 모험도 합니다.
페트병으로 만든 배를 타고 항해를 하자는 황당항 계획을 세운 사람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영국의 유명 금융재별 로스차일드의 막내아들입니다. 재벌 2세니까 그냥 남아도는 돈으로 할일이 없으니까 저런짓도 하는구나 하면 곤란합니다.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역적 변화와 구체적 행동을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운동단체인 에콜로지의 설립자이며 스스로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이자 탐험가니까요.
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태평양 환류(세계 5대 환류중 하나)안은로 모여든 거대 쓰레기 더미의 크기가 텍사스 주의 2배에 가까우며 플랑크톤 1킬로그람당 약 5.5 킬로그람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 로스차일드는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쌍동선을 타고 1만 4800킬로미터가 넘는 바다를 항해해 태평양을 건너기로 합니다.

배 위에서의 생활은 다분히 친환경적이어야 하는데, 바람을 이용한 항해라 배의 속도는 바람과, 환류가 정해줄 뿐, 항해사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았으며,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식수문제였습니다. 식수를 많이 실으면 무겁고, 적게 실으면 탈수증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배를 만드는 문제도 컸지만, 항해를 할때에도 이런 저런 문제들에 부딛힙니다.

그들의 항해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침내 시드니에 도착했고,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지요. 처음에 말했다시피 그들의 항해 목적은 바다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이 떠다니는가 알리는 것이었으므로, 그들의 항해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도 많은 것을 느꼈으니까요.
집에서 분리수거를 해보면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장 많지요. 아무리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나오는 쓰레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 많은 쓰레기들은 매립되거나, 재활용되거나하겠지요. 플라스틱 병중에서도 재활용 되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으니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것이고, 여의치 않는다면 반드시 재활용 되는 것을 사용해야겠지요. 생수병도 그렇습니다. 아마도 플라스틱류중에 제일 많이 발생하는 것이 생수병일 겁니다. 사실, 제주도의 경우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 다른 지역도 그렇다고는 말하는데, 자신있게 동의한다고 말하기는 힘드네요. 어쨌거나, 저희집은 차를 끓여 마시거나, 수돗물을 마십니다. 그래도 간간히 발생하는 플라스틱(폐비닐등을 포함)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의 두세배 가량 되는 것 같습니다.
바닷가에 가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낚시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바닷가에서 마시던 막걸리병이 바람에 굴러가 바다에 퐁당 빠지기도 하지요. 그 쓰레기들은 다 어디로 갈까요? 바다는 넓으니까 마구 버려도 되는 걸까요? 바다의 플랑크톤 보다 몇배나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머리속에 그려보세요. 좋은가요?

바다에 안가니까 뭐 괜찮아. 제주에 사는 너나 잘해. 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가요? 그럼 이건 어떨까요? 음료수를 마시고 페트병을 아무데나 버렸는데 이리 채이고 저리채여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하수구에 빠졌어요. 이녀석. 마개가 잘 막혀서 동동 떠다니네요. 대견해라. 강을 거쳐서.. 바다로 나갔어요. 그리고 환류를 통해 바다에 도착했지요. 파도에 쓸리고 여기저기 부딛혀서 마침내 작은 조각으로 부서졌어요. 아 다행인가. 알바트로스가 먹이인줄 알고 먹었어요. 둥지에 도착했죠. 먹은걸 게워내서 새끼에게 먹였어요. 새끼도 엄마가 주니까 먹이인 줄 알고 먹고 죽었어요. 그게 이녀석이에요. 그런거에요.

플라스티키의 항해는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들의 문제, 환경문제, 나아가 인간 생존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읽다보면 한번에 쭉 읽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중간 중간 생각도 해야하고, 나 자신에 대한 평가 및 반성을 해야하거든요.
내가 뭐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어쩌라고. 그런 생각은 하지 말고, 나 하나만이라도 조금씩 플라스틱류의 사용을 줄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뭐 어때?'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 거대 쓰레기를 만들었듯이, '나 하나만이라도'이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큰 힘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품어주는 바다에게 할 수 있는 우리의 작은 일일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