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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디 러브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지금 받고 있는 사랑이 정상적인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은 오히려 버려질까봐 두려워 그의 곁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쁜 보호자 아래에서도 아이들은 끊없이 사랑을 갈구하며 사는 것이지요. 그 보호자가 자신의 친부모가 아닐때에도 말입니다.
가끔 잔혹한 보호자 밑에서 아이가 학대당하고, 괴롭힘 당하는 것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째서 쟤들은 도망가지 않지? 혹시 자기도 그냥 만족하는 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건 아닙니다. 그들도 그 환경이 정말 싫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버려지는 것이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상태가 되는 것이 더 싫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있더라도 그래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지요.
<대디러브>의 꼬마 로비도 그렇습니다. 이제 겨우 다섯살 날 꼬마 로비는 엄마와 쇼핑센터에 갔다가 납치를 당합니다. 범인은 엄마를 망치로 가격하고 아이를 빼앗아 달아납니다. 무의식이었지만 아이를 지키려던 엄마는 차를 막아서고 그 차에 15미터를 끌려가다 내동댕이 쳐지는 바람에 만신창이가 됩니다. 아이는 <대디러브>라고 하는 남자에 의해 마치 어린아이용 관과 같은 나무 상자에 갖혀 벤으로 그의 집까지 운반 됩니다. 그리고 그에게 사육되며, 양육됩니다.
아이는 복종해야만했습니다. 눈빛으로하는 반항조차 용서되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기드온으로 바뀌었으며, 엄마에게서 버려져 입양되었다고 세뇌되었습니다. 대디러브의 실제 이름은 체트 캐시였고, 그는 살인자였으며, 사기꾼이었으며, 유괴범이었으며 아동성폭행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성폭행범 리스트에 올라있지는 않았습니다. 기드온이라 불리게 된 로비 이전의 아이 세명은 열 몇살이 되어 소년의 티가 나기 시작하자 살해되어 묻혔거든요. 게다가 그는 설교자입니다. 교회를 돌아다니며 설교를 하는 일을 합니다. 선한 사람이었지요. 누구도 밤마다 그가 아들이라고 하는 기드온의 몸을 아프게 할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기드온은 자라서 학교도 다녔습니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었습니다. 심지어 대디러브가 그를 터미널에서 하루종일 기다리게 했을 때에도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후일 사람들은 그 일을 두고 뭐라고 할 지 뻔합니다. 혹시 익숙해져서 즐긴건 아니냐며 의심하겠지요. 하지만 그런게 아닙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이상한 족쇄같은 것이 있어서 쉽사리 도망칠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옥일지언정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은 단 한곳 뿐이고,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도 그 사람 하나 뿐이니까요. 오히려 버린다는 말이 더 무서울겁니다. 그래서 기드온은 아빠가 새로운 아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불안해합니다. 새로운 아이가 나타나면 자신은 버려지고 말테니까요. 그리고, 어느 날 아빠는 기드온에게 보물을 캐내러 가자고 말했습니다. 기드온은 순종적으로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을요. 이제 자신은 자신보다 앞서 있었던 형제와 같은 결말을 맞이 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끝까지 순종해야만할까요...?
폭력과 세뇌, 억압이라는 것은 무섭습니다. 어른의 경우에도 장시간 노출된 폭력이나 환경에 놓이면 저항할 의지를 잃고 마는데, 아이의 경우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 책은 유괴라는 폭력에 희생당한 아이의 돌이킬 수 없는 인격 변화와 생존의 강박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물론. 호러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