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넬레 노이하우스 - 타우누스 시리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넬레 노이하우스를 스타로 만들어 준 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었습니다. 매력적인 귀족 형사 보덴슈타인과 직관력으로 승부하는 멋진 피아 형사의 콤비플레이를 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보덴슈타인이 냉철하기는 커녕 개인 사정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운동도, 공부도 으뜸이고 여학생에게도 인기가 넘치다 못해 주체 할 수 없는 청년 토비아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여자친구 둘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0년동안 옥살이를 합니다.  형기를 마치고 돌아온 토비아스 앞에 펼쳐진 현실은 너무나도 냉혹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마을 사람들의 따돌림, 게다가 마을 최고의 레스토랑이었던 아버지의 황금수탉도 문을 닫은지 오래였습니다. 이렇게 힘든 나날이지만, 지금은 최고의 여배우가 된 옛날의 친구 나디야와 세명의 친구들의 도움, 그리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12살이나 어린 아멜리가 있어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습니다. 아멜리역시 토비아스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가 누명을 썼다고 생각하여 11년전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멜리가 실종됩니다. 11년전 살해당한 백설공주 스테파니와 너무나도 닮은 아멜리가요.

작은 마을 공동체라는 것은 그렇습니다. 서로가 의논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돕고, 나누고 경조사가 있으면 내 일처럼 돕고... 하지만, 만일 그들이 똘똘 뭉쳐서 누군가를 배척한다면 너무나 힘들겠지요. 사건의 배경이 되는 마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마을에 살인자가 있다는 것이 무척 견디기 어려웠을겁니다. 더우기 피해자 역시 그 마을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렇기에 토비아스가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너무 심했습니다. 그냥 따돌리거나, 무시하는 정도가 아닌 심한 폭력을 가했으니까요. 물론, 토비아스가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고있는 독자이기에 마을 사람들이 너무 한다. 이건 아니지않나.. 하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내 딸이, 내 아이의 친한 친구가 잔인하게 살해되어 시신도 못찾은 채로 11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 저렇게 분노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이 됨에 따라 겉으로는 이런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내면에는 악함이, 자기 몸 보전만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내 마음 한 켠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몇 권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었습니다. <사악한 늑대>, <깊은 상처>,<사랑받지 못한 여자>그리고 이번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앞의 세편은 뭔가 좀 힘들고, 불편했지만, 이 책을 읽고 느꼈습니다. 역시 나도 넬레 노이하우스에 중독되고 말았구나. 10대의 철없는 행동이 불러일으킨 사건, 잘못된 부모의 사랑방법, 잘못된 이성간의 사랑, 잘못된 공동체 의식.... 등등.. 사소한 잘못들이 모여서 어떤 큰 일이 벌어지는 가 하는 것을 느끼고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두려움과 흥미로움이 공존하다니.. 어쩐지 무서운일이라고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