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비극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부터가 비극일까요. 시게루라는 아이의 죽음부터일까요. 시게루의 유괴부터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그 전부터일까요? 참.. 이런 소설을 읽으면 답답합니다. 읽을때는 굉장히 잘 읽혀내려갑니다. 그렇다고해서 스포츠카를 탄 것 같은 정도는 아니고, 그러니까 승용차로 국도를 달리는 정도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잘 달리다가 잠깐 보고 싶은 장면이 있으면 슬슬 가기도 하고, 하지만 뒷차가 경적을 울리며 추월해가면 조금 열도 받고, 그래도 이내 경제속도로 차를 몰고 가는... 뭐 그런 스피드로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서야 조금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애가 무슨 죄라고.

 

사건의 개요는 대강 이렇습니다.

범인은 야마쿠라 시로의 아들인 다카시를 유괴한다는 것이 동급생 도미사와 시게루를 유괴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다카시의 집에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하지요. 아들을 데리고 있다. 신고하면 아이의 목숨은 없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은 도미사와 시게루야 말로 야마쿠라의 혼외아들입니다. 7년전 잠시 피웠던 바람의 증거인셈. 다카시는 아이를 낳다가 죽은 처제의 아이. 입양하여 친아들도 키우고 있었습니다. 야마쿠라 시로로서는 둘 다 모른체 할 수 없는 아이들이지요. 야마쿠라는 시게루의 몸값을 들고 범인이 유도한 장소로 가다가 그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정신을 잃고, 시게루는 죽습니다. 시게루의 엄마 미치코의 원망. 죄책감. 증오. 분노. 야마쿠라는 직접 범인을 찾기로 합니다. 누군지 짐작이 갔거든요. 그러나...

 

 

이 책은 <요리코를 위해>의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소설입니다. 탐정인 노리즈키 린타로는 요리코를 위해에서보다는 출연횟수(?)가 적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은 반드시 해나가지요.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어쩐지 우왕좌왕하는 것 같았습니다. 탐정영화, 만화, 소설 같은 것을 보면,

"그랬나. 그랬던건건가. 그렇다면 범인은!!" 이라거나,

"단서는 세가지~!!하나,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

...뭐 이런식으로 흘러갑니다. 완전히 확신했을때 말을 뱉는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 소설에서의 노리즈키 린타로는 이랬다 저랬다하는 기분.

한참 자신의 추리를 이야기해놓고, 나중에 다시 나타나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었고, 사실은..."

이런식으로 말하기를 몇번. 주인공인 야마쿠라만 헷갈리는게 아니라, 독자들도 그렇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책의 중반, 두번째 사건이 일어날 무렵 범인을 짐작했던 저로서는 '어라, 내가 잘못생각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말았다가 그러다가 '맞잖아!'라고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책의 라이선스가 1991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초기작에 가까우므로 좀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추리물을 자주 접했던 독자들에게는 좀 흔해빠진 흐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청년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는 점이겠지요. 이 소설이 나온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청년이라고 생각했던 린타로도 지금은 중년이네요. 중년의 린타로의 활약을 보고 싶습니다. 좀 더 능숙해져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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