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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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1,2,3 통합 리뷰>

 

길을 가다가 불량하게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 아이들의 부모는 누굴까. 왜 저러고 다니는 걸까. 어릴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왜 잘못을 저지를는 아이들을 보면 어느 학교다니냐,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뭐 그런이야기를 할까. 하지만, 어른이 되고서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은 어른들에게서 비롯된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요.

아이들은 사랑받길 원합니다. 그렇지만, 그 사랑의 방향은 저마다 다릅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이란 복잡하기도 하지요.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친구들에게서, 선생님에게서 사랑을 받길 원합니다. 혹은 지금 그대로 만족하며 자기 자신을 추스르기도 하지요. 슬픈 과거가 있지만, 극복하고 잘 지내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남들보기에는 남부럽지 않은 아이라도, 집안의 문제나 내적갈등 때문에 일탈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 그리고 선생님과 또 주변의 어른들의 이야기를 솔로몬의 위증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12월 24일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크리스마스 이브, 그리고 25일로 넘어가는 그 시각. 조토 3중학교 학생 가시와기 다쿠야가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합니다. 그 시신은 후문으로 들어가던 한 학생이 발견하지요. 이 사건은 자살으로 결론지어져 그렇게 끝나는 듯 했지만, 사망자인 가시와기는 등교거부학생이었고, 등교거부 직전에 학교내의 불량아 오이데와 그 친구들과 싸움이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의혹이 생기고, 심지어 오이데가 가시와기를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렸다는 고발장이 날아아와서 사건이 커집니다. 고발장은 거짓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담임선생님에 대한 피해망상증이 있는 옆집여자에 의해 방송국으로 전달되고, 방송국 기자 모기는 사건을 확대하여 보도해버립니다.

점점 커지는 사건들. 이제는 그 누구하나 제대로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요. 가시와기가 죽은지 반년이 지났는데 사건은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라봐 온 후지노 료코는 2학년 때의 같은 반 학생들과 의논하여 이 사건을 교내 모의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심합니다. 학교에서는 사건을 덮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밝히고 싶어합니다. 피고인은 오이데. 과연 그는 유죄인가 무죄인가. 가시와기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불량하고, 남들을 괴롭혀왔다는 이유로 오이데가 누명을 써도 좋은가 하는 생각에 일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재판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여러가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사건을 덮으려는 사람, 어린녀석들이 뭘 안다고 까부느냐는 어른, 두려움에 떠는 아이, 응원해주는 어른들... 가시와기의 부모님 입장에서는 마음이 좋을리가 없지만, 응원하는 쪽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재판이 열립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재판정에서 위증을 하고 있습니다. 위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또 배심원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리고 오이데 슌지에 대한 판결은...?

 

줄거리를 길게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스테리니까요. 하지만, 워낙 내용이 길다보니까 저 역시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은 이렇게 단순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한 학생의 죽음으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악의, 호의.. 그런 모든 것들이 마구 뒤엉켜 있어서 읽다가 슬퍼지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미미여사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많은 책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미미여사의 책을 읽다보면, 사람을 참 잘 이해하고 있구나하는 것을 매번 깨닫습니다. 탁월한 심리묘사라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읽고 있구나하는 것을 깨닫지요.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각 개인의 이야기를 놓고 단편 소설을 만들라고 한다면, 정말 인간 쓰레기처럼 보이는 불량학생 오이데 역시 슬픈 반항아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 정도니까요. 개인의 슬픔이 모여 커다란 슬픔을 만들어 낸다고 표현하면 어쩐지 소설이 어두워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슬픔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도 힘내면서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갖가지 사회현상 및 어둠, 그리고 범죄, 방황, 일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청소년 문제를 중심으로 리뷰해보았지만, 실제의 인생에선 사람이 한번에 한가지 일만 겪는게 아닌 것 처럼 이 소설역시 실제의 인생처럼 상황이 돌아갑니다. 그러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는것이 무척 깔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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