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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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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픕니다.
이 책에는 유아학대, 여성학대, 욕심에 눈이 먼 자에 의한 희생자.. 그런 코드들이 사이사이에 놓여있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괴담 단편집 <그림자 밟기>는 한쪽 귀퉁이의 고양이가 매력적입니다. 방안 구석의 비녀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주인의 것일수도 있고,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고양이는 네코마타(그것도 암놈인)이거든요. 사실 주인이 없지요. 길냥이로 살아가고는 있지만, 아이들을 좋아하고, 다른 요괴들과 함께 살아가며, 사람을 해치는 요괴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괴와 인간의 공존을 무너뜨리기 싫기 때문이지요.
아... 사실은.. 저 고양이가 네코마타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꼬리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네코마타라고 한다면.. 꼬리가 둘로 갈라지고, 다소 무서운, 공포스러운 모습인데요. 저 고양이는 그냥 창밖을 바라보는 흰바탕의 삼색고양이 일 뿐일수도 있죠.
<그림자 밟기>에는 일본의 다양한 요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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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소름끼치게 무섭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슬프고,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림자 밟기>의 <그림자 밟기>에서는 학대받아 죽은 아이의 그림자가 아이들과 놀고 싶어 아이들 틈에 숨어든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이 놀고 있을때 몰래 끼어든 그림자 하나. 아이들 숫자보다 그림자 수가 하나 더 많다는 걸 알았을때는 소름끼치고 무서웠지만, 학대받아 죽은 아이가 저세상에 갈 때 유일한 놀이 동무였던 그림자만은 가지 못했던 사실을 알자 슬펐습니다. 그림자는 결국 도움을 받아 친구와 함께 놀 종이인형을 받아들고 저세상에 가는 배를 타고 떠나지만, 그래도 저의 마음은 여전히 아팠답니다.
미미 여사의 괴담은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무섭지만, 무섭지 않고, 슬프지만 희망이 있는.. 마음은 아픈데, 마지막엔 잘되었구나.. 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제게 있어서 <그림자 밟기>는 그런 매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