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박혜림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것 참....뭐라고 해야하나요..?

참 기묘한 책입니다.

장편소설이라는데.. 얇아요.

정말 처음부터 장편이야? 단편이야? 라고 묻고 싶게 만드는 책.

앗. 오해하지 마세요. 전 이 책이 싫다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어요.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인데.. 목차를 보고서 또 한번 갸우뚱.

 

다소 어리숙한 도둑 루크레시오는 어느 날 밤 한 저택의 담을 넘는데, 그 곳에서 칼비노(칼비나?)라는 남자아이(여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아이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머리를 깎고(대머리로 만들고) 자신과 당분간 함께 있어줄 것을 제의(협박?)하지요. 낯선 어른이 무서울 만도 한데, 그 아이에게는 보디가드인 커다란 개(늑대?)가 함께 있거든요. 어쩔수 없이 루크레시오는 이 아이와 함께 하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개(늑대?)를 산책시키기도 하고 칼비노(칼비나?)와 도서관(정신병원?)에 가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도서관 정신병원 - 아마도 이 명칭이 맞을 것 같아요 - 에서 루크레시오는 다양한 환자들을 보게 됩니다. 거기있는 환자들은 모두 책과 관련되어있었는데요. 자신이 책 속의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의 작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 자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칼비노(칼비나?)역시 이 곳에서는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앨리스)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이 병원의 약국(서점?)에서는 환자에게 책을 처방해줍니다.

 

"아침에 열 쪽, 정오에 또 열 쪽, 그리고 자기 전에 스무 쪽 읽으세요."

이런 처방에 루크레시오가 의아해 하지요. 그러자 서점 노부인이 대답합니다.

 

"정말 돈키호테가 책 때문에 미쳤을 거라고 생각해요? 야비하고 잔인한 세상에선느 한시라도 더 살 수 없어서 미쳐버린게 아닐까요? 전 그나마 돈키호테가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비참하게 늙지는 않았다고 보는데요...... 정의가 없는 세상을 체념한 채 사는 사람과 이를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미친 걸까요? 그게 비록 풍차를 상대로 싸우는 것일지라도 말이에요."   p. 56

 

루크레시오의 황당한 경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거인이라는 이름의 난장이를 만나기도 하고, 냉동실에 보관된 시체를 만나기도 합니다.

과연 그는 어떤 일들을 더 겪게 되며, 그는 마지막에 어떻게 될까요?

책을 보면 알 수 있겠죠.

아니요.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이름의 책 말구요. 루크레시오가 펼쳐들고 있는 책 말이에요.

그 책에서 그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까지 알게 됩니다.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거야? 저거야? 하는 사이에 책은 끝나버리지요.

 

책의 작가인 카를로 프라베티는 뉴욕 과학 아카데미 정회원인 수학자이면서도 50권이 넘는 (수학과 관계없는) 작품을 쓴 아동,청소년 문학가입니다.(수학자야?작가야?) 이탈리아 출생이면서 여덟살때부터 스페인에서 살았는데요. 그래서 책은 스페인어로 쓴다고 하네요.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는 2007년 스페인의 대표적인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엘 바르코 데 바포르 상을 수상했대요.

좋은 책이고, 재미있는 책이라는 이야기겠죠?

 

이 책의 소제목은 모두 이거야? 저거야? 하는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까지 에필로그야? 프롤로그야? 하는 식이지요. 그렇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이거다, 저거다 하는 이분법적 논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지요.

 

짧은 장편소설 속에서 즐거움을 느꼈답니다. (장편이야? 단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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