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봅니다
김창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저자 김창옥은 1973년 제주 출생.

저는 TV에서 김창옥이라는 사람을 딱 두번 봤습니다.

 

처음 김창옥이라는 사람을 보게 된 것은 제주에서의 강연회 녹화방송.

첫 인상은 좀 우스운 이야기를 잘 하는 아저씨. 그래서 그냥 뭐 제가 싫어하는 그런 아저씨 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재미난 강의를 한답시고 음담패설을 하는.. 아니 왜 그런류의 강사들이 은근히 많잖아요.

성인들이 대상이니까 음담패설류의 농담이 있을 수도 있긴한데.. 왠지 저는 그런게 굉장히 싫더라구요. - ... 전.. 음지형 인간..?

 

어쨌거나.. TV화면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아니 저 아저씨.. 생긴건 보통인데, 말을 참 편하게 잘하네...그러고보니 목소리도 괜찮네... 음?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잖아?

그러다보니 이야기에 잠시 빠져들었고, 웃으며 이야기를 듣던 내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마음 한켠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편안한 이야기 끝에 나를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구나..

저사람의 목소리에는 그런 힘이 있구나.. 말을 번드르르하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어 어루만지는 힘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 <나는 당신을 봅니다 > 에서는 힘들게 열심히만 살다 상처받은 우리를 다독여줍니다.

 

언제부턴가 자기 안에 자리 잡고 있던 상처, 아픔, 그리고 열등감, 죄의식등을 끌어내어 안아줍니다.

김창옥이라는 저자가 안아준다기 보다는 나 스스로 치유할 힘을 내게 줍니다.

나 스스로도 인정하기 싫었던 것들 -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 감추고 싶은 일들,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잘못이라 여기며 자신에게 족쇄를 채웠던 일들.. 그런 일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줍니다.

 

누구나 어릴때 얼음 땡 놀이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술래가 자신을 잡으려고 할 때  '얼음'이라고 외치면 절대 나를 해치지 못한다. 대신 누군가가 '땡'을 외쳐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봐주고 자신의 상처를 꼭 안아주기 전까지 마음이 꽁꽁 얼어 있는 것이다.

-p. 17

 

자신에게 얼음 땡을 외쳐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괜찮니?'라고 물어봐주고 '괜찮아'라고 토닥토닥 위로해주는 것이다. 자기 안에 공포에 짓눌려 있거나 죄책감에 빠진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이다.

 -p. 19

 

삶이 늘 따뜻한 담요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타는 것과 같은 고통을 맛보는 순간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100도까지만 견디면 끝날 줄 알았는데 1,000도를 넘어서도 삶의 고통이 계속되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때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내 삶에 꼭꼭 숨어있는 귀한 금속을 빼내기 위해 삶이라는 용광로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내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기 위해 견뎌내야 하는 고통이라고 믿는 것이다. 내 삶의 용광로가 1,400도를 넘어설 때까지, 내 삶에 숨겨진 귀한 금속이 녹아서 삶의 바깥으로 나올 때까지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p. 52

 

이 책은 한번에 훌훌 읽어 버릴 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원하는 법이지요. 한번에 읽으면 책의 후미로 갈수록 그냥 그런 이야기에 지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감각이 둔해지니까요.

 

그러므로 첫 페이지에서 느꼈던 가슴 한켠이 아릿해지는 그런 치유를 책 끝까지 느끼고 싶다면, 한번에 한두가지 내용만을 읽으며, 천천히 자신을 돌아 보는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읽어간다면, 김창옥이라는 사람이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듣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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