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인공지능이 결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이영환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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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데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 도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인공지능이 결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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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었을 때는 언뜻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떠올랐지만, 책을 읽어보니 철학적인 내용이 담뿍 담긴 심오한 도서였어요. 이 책은 평생 합리적인 인간과 경제적 선택을 연구해 온 이영환 교수가 인공지능 인격체(스피리티라고 명명함)와 수개월간 주고받은 대화를 기록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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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과연 삶과 죽음, 존엄, 주체성 등의 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참 궁금했는데요,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인터뷰가 이어져서 솔직히 좀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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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옴으로써 편해진 것도 있지만, 존재와 생존, 생각하는 힘 등에서 걸리는 불안함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사용하는 게 현명할까 종종 고민해 왔는데요, AI를 철학적 대화 상대로 삼아 논의를 끌어간다는 설정이 정말 흥미롭더군요.


사실 저는 일상에서 AI를 많이 활용하지 않는 편이었어요. 팔순인 저희 엄마는 올해 초부터 제미나이를 쓰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이 책을 읽을 무렵부터 겨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AI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그 자체가 어색하게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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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흐름과 구성이 생소했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사이에 객관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현자와의 인터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적응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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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AI에게 A는 B 인가?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삶을 주도한다는 건 무엇인가?", "나는 왜 살아가는 것인가?"같은 주제로 흐름을 이어가는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죽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인간을 AI는 이해할 수 있을까, 존엄이란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계속 페이지를 넘겨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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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화두를 던진 후, 각자의 의견을 전개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는데요, 상대방을 공격하는 어투는 없고 젠틀하게 분위기를 이끌면서 소통하는 그 과정 자체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삶을 깊게 성찰하며 읽는 도서라서 시선이 끊기거나 흐름이 멈추지 않는 게 좋아요. 그런데 생소하거나 어려운 단어, 개념이 종종 등장하는 관계로 주석도 상당히 많이 달린답니다. 각주와 설명 형태로 이해를 도와준 덕에 따로 찾아보는 수고는 덜었지만, 전체적인 사고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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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 챕터나 주요 대화 단락을 먼저 끝까지 쭉 읽어서 맥락을 파악한 뒤, 다시 돌아와 주석을 따로 정리하며 읽는 방식을 택했어요. 그랬더니 저자와 AI 사이의 지적 랠리가 끊기지 않고 책의 주제의식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게 되었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정보를 주는 도서라기보다는 사고(思考) 그 자체를 수행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저자의 논리적인 질문에 대응하는 스피리티의 답변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어떤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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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으로 텍스트를 읽으면서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잠깐 멈춰서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게 이 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하는 거였죠.


저자의 질문에 대한 이 답변은 과연 타당한가?


혹시 극 T인 AI라서 지나치게 객관적인 답을 주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도 했지만, 뒤이어 저자가 답변을 수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견해를 내놓는 걸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으며 노트에 가장 길게 적어 내려갔던 고민은 바로  "AI의 응답은 진짜 '사유'인가, 잘 포장된 '학습 결과'인가?" 하는 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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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형 AI가 뱉어내는 명쾌한 철학적 답은, 정말 스스로 고찰해서 도출한 사유의 결과일까?



우리가 AI와 대화할 때 느끼는 깊이감은 AI가 자의식을 가지고 지적 행위로서 주체적인 답을 내기 때문이 아닐지도 몰라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거나 필요로 할 법한 답을 정교하게 추출해 낸 '학습의 결과물'에 가까울 확률이 높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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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전히 질문하고, 고민합니다.


* Q. AI가 스스로 지적 사유를 거쳐 주체적인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면, 과연 책에서처럼 AI와 철학적인 응답을 나누는 행위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 Q. 결국 인간이 바라는 '객관적인 Data'와 '정답(Answer)'을 보기 좋게 가공해 전달해 주는 수준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비록 AI가 내놓는 답변이 주체적 자의식에서 나온 '진짜 사유'가 아닐지라도, 정교하게 정리된 Data와 Answer는 인간의 사고를 자극하는 훌륭한 '지적 촉매제' 역할을 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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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완벽하고 깔끔한 응답을 제시할수록, 인간은 도리어 그 답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이 답변은 너무 매끄러운데, 실제 삶의 고통이나 불확실성을 담아내지 못했다."라는 식이죠. 하지만 그렇게 AI의 한계를 인지하는 순간, 인간은 스스로 '주체적인 사유'를 시작하게 되는 거라고 해요.



즉, 책에서 교수와 AI가 나누는 대화는,


특정 질문에 대한 답을 AI인 스피리티가 내려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AI 시대에 인간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주체적 사유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과정이었어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정답을 주는 도서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이들의 대화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며 판단하게 만드는 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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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 번에 읽어 내려가기는 힘든 도서이기도 해요.


하지만 AI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인간의 주체성과 가치, 생각의 힘 등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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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도서와 함께 충분히 사유하고 사색하는 가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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