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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혹시 도어록 불안증이 있으신가요?
누구나 일상 속의 크고 작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죠. 저만해도 외출하며 문밖을 나설 때, 도어록이 문을 단단히 잠갔으리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확인하기 위해서 손잡이를 당겨보는 습관이 있어요. 무언가를 훔쳐 갈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문을 열었을 때 낯선 사람과 맞닥뜨릴까 봐 불안하기 때문이에요. 정말 일어나기 힘든 상황임에도 걱정해 하는 나. 정말 이상하죠.
얼마 전 심한 장염으로 일주일 넘게 고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보통은 배탈이 나면 아프니까 병원에 얼른 가야겠다는 단순한 경로로 행동하지만, 저는 혹시라도 큰 병이면 어쩌나 하는 염려부터 앞섰거든요. 치아가 많이 아팠을 때에도 겨우 두 달 전에 새로 한 크라운에 금이 간 건 아닐까 하며 걱정했었어요. 예측 가능한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 대부분이 쓰레기 정보임을 알면서도 - 열심히 검색하며 답을 찾으려 했었죠.
어쩌면 우리 모두 이런 식의 불안 한두 가지는 갖고 있을 거예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이렇게 일상에 스며든 막연한 불안감의 실체를 포착하고,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심리적 영향을 꼼꼼히 다루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삶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한 불안의 실체를 바라보고 행동으로 수정하게 하는 도서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도서가 말하는 불안의 의미
키렌 슈나크의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안을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이라거나 제거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아요. 삶에서 이런 불편한 감정을 몰아내면 아주 편할 것 같은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죠. 불안은 우리 삶에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긍정적인 시그널일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감정이라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어요.
불안이란 무엇인가
불안은 감정이며, 정서적이고 심리적이며 신체적인 경험이다. 때때로 우리는 모두 불안을 경험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다. 불안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때에 따라서는 성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능력이 불안에 가로막히기보다 심신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불안을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p.34~35
그래서 항상 껴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피상적인 형태를 구체화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그 감정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도서죠. 저는 이 책이 구체적인 사례와 분류를 통해서 불안의 본질을 파악하며 실질적으로 대처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고 생각했어요.
해결책은 바로 불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패배를 인정하거나 고통을 당연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수용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인정하고,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p.77
키렌 슈나크의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대개 불안에 따르는 고통은 불안보다 그에 대한 집착과 저항, 통제 욕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불안과의 관계 양상을 바꾸려면 불안뿐 아니라 삶 전반에 대한 접근 방식이 유연해야하고, 고통스러운 내적 경험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p.67
불안은 마치 불안한 생각과 감정, 감각과 줄다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줄의 한쪽 끝을 당기면 그들이 반대쪽을 잡아당긴다. 우리가 줄을 더 많이 당길수록 불안한 생각과 감정, 감각 또한 강해지면서 헤어 나오기 힘든 싸움에 휘말린다.
-p.76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안이라는 막연하고도 불편한 감정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낱낱이 분석하고 있어요. 우리가 왜 불안을 느끼는지, 두려움을 느끼는 회로는 무엇인지 등 근원적인 메커니즘을 수면부터 심연까지 분석하며 설명하고 있죠.
뇌의 작동 방식과 심리적인 반응이 상호 간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기에 불안을 유발하는지,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신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어요. 그 덕에 저는 그동안 막연히 내가 공연히, 마음이 약해서, 소위 말하는 쫄보라서 불안해했던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불안 관리를 위한 실용 솔루션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안이란 무엇인가 이해하는 거로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이미 책 머리에서 정신건강을 위한 기본 수칙을 알려주는데요, 『1) 수면, 2) 식단, 3) 운동, 4) 여가 5)』 관계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죠.
많은 의사와 정신의학자들이 항상 강조해 왔던 것들이라 너무 기본적인 건 아닌가 싶은데요, 사실 이를 제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이 다섯 가지가 불안을 다스리는데 얼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과학적인 근거와 사례를 들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그래서 만일 서점에서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도서를 만난다면, 잠깐이라도 좋으니 일단 15 페이지부터 읽어보셨으면 해요.
이후의 챕터에서는 강 항목을 어떻게 꾸준히 실천할 것인가, 회피하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는 어떻게 기르면 좋을 것인가, 불안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훈련법은 무엇인가 등이 상세히 나와 있으니,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어보셔요. 반드시 이렇게 하라!는 강요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따스하게 설명해 주니까 실천하기 좋을 거예요.
불안과 함께 더 단단해지는 삶을 위하여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한 번만 읽고 끝낼 책이 아니었어요. 책이 제시하는 통찰과 방법론을 습관처럼 실행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반복해 읽으며 삶 속에 녹여야 하거든요. 느낌만으로 행동하고 회피하거나 지속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품는다면 결국 바뀌는 건 없겠죠.
이 책은 불안의 본질을 파헤치면서 우리의 대응 방식에 따라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러니 부디 말머리를 읽고, 본문에서 많은 내용을 파악한 후, 부록에 수록된 중요한 내용까지 꼼꼼히 챙겨 보셔요. 이 모든 걸 놓치지 않고 품을 때 불안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