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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ㅣ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평점 :
<이상 전집 1 소설편>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제가 문학에 대한 소양이 깊지 않다는 사실부터 고백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흥미를 위주로 책을 고르고 읽어왔기에 난해하거나 문장 구조가 익숙하지 않은 글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이 도서를 바르게 읽고 느꼈는지 당당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상 전집 1은 가람기획에서 출판한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이상(李箱)의 소설 작품들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독특한 문체와 철학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습니다. 초반의 사진들과 장석주 평론가의 '모독당한 최초의 모더니스트' 글을 통해서 이상이란 어떤 사람이며, 생애는 어떠한지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상은 스물일곱이라는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동안 발표한 소설과 시 등은 한국 문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평론가의 글 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복잡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배경만으로도 괴로움이 가득했을 삶에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혼란스러움을 안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인간적으로는 이상이라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런 기행 속에서 뛰어난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의 작품들은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적인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실험적이라는 점은 책을 읽으며 충분히 느꼈지만, 아방가르드란 무엇인지 잘 모르는 터라 이런게 전위 예술이구나...하며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이 책은 그가 생전에 발표했던 소설과 습작 노트를 발췌하여 이상의 문학 그 자체를 옮기고자 한 거 같습니다. 그가 한국 문학에 남긴 유산을 정리하여 현대의 우리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힘들었던 점이라면, 스토리 전개 위주로 읽던 독서 습관 때문에 행간에 있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독서보다는 여러 번 읽으며 톺아보는게 맞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생각해본 바로는 <이상 전집 1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몇 가지 태도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첫째, 열린 마음으로 작품에 접근해야합니다.
저는 글을 읽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문체를 만나거나 띄어쓰기가 너무나도 이상한 글 덩어리를 보면 무척 힘듭니다. 그래서 이상의 소설을 읽는 거 자체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해한 문체가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하니 어떻게든 읽어나갔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 국어 시간에 배울 때를 제외하고 - 처음 이상을 만난 독자라면 문장을 읽어 나가는 그 자체를 힘들어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내는게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물론, 결과적으로는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결론을 얻었지만 말이죠.
둘째, 작품을 읽을 때에는 시대적 배경과 개인의 경험을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의 해설이 책의 뒤편에 위치하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서두에 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장석주의 해설을 먼저 읽은 덕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상은 일제 강점기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노력과 시도가 작품 속에 녹아들어있던게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보는게 좋겠습니다.
문학 작품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분명하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이상의 작품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소양이 부족하기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20대의 이상이 써내려간 소설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제 나이 60이 되어서야 가능하지 않을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