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사 강의 -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 쉽게 이해하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바타 미치오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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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 이모들이 보던 잡지에서 페르젠을 처음 만난 후, 오스칼을 알게 되었어요. 어리니까 혁명이나 봉기 이런 건 전혀 이해 못하고 반짝반짝 아름다운 성에서 공주님과 왕비님 그리고 오스칼처럼 멋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만 생각했었죠. 하지만 조금 더 커서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았더니 제가 생각하던 그런 게 아니었어요.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에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1980년대에 출간한 프랑스 혁명사 (혹은 프랑스 대혁명사)를 읽었어요.

하지만 역시 제대로 이해 한 건 아니었기에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훑었다고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2015년에는 나카노 교코의 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을 읽었는데요, 그때도 역시 프랑스 혁명사 - 그중에서도 일부에만 머물러 있었어요. 프랑스 역사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한국사와 세계사 흐름에도 약한 제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었죠.

 

시바타 미치오의 프랑스사 강의

 

하지만 시바타 미치오의 '프랑스사 강의'를 읽고 나서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2천여 년에 걸친 프랑스의 역사적 사건들을 10개의 테마로 나누어서 마치 강의를 하듯 설명해요. 시바타 미치오 교수는 서양사학과 중에서도 프랑스 근대사를 전공했어요. 프랑스사에 대해 많은 저서를 내었기에 어쩌면 과거에 제가 읽었던 책도 이 교수님의 책일지도 모르겠어요. - 번역이 되었었다면 말이죠.

<프랑스사 강의>AK커뮤니케이션즈의 이와나미 신서 시리즈의 신간으로, 기존 시리즈와 같은 흐름과 분량으로 제작되었어요. 두껍지 않은 분량에 방대한 내용을 담아, 현대인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지식 소양을 전하는 취지에 맞는 도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런 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유럽의 역사의 흐름 중 하나로서의 프랑스사의 의의와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어요.

저에게 지식이 풍부했더라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점으로 보는 프랑스사와 시바타 미치오의 독특한 시각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은 좀 남네요.

 

프랑스사 강의

 

유럽은 다양한 민족이 서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침략을 거듭하며 영토의 경계가 달라졌다는 특징이 있어요. 물론 아시아권도 마찬가지지만, 길지 않은 기간에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기에 유럽 다른 국가들과의 연계성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좋아요. 하지만 이 책에 모든 히스토리를 담을 수는 없으니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파악한다는 개념으로 읽으면 될 거 같아요.

 

프랑크 왕국의 탄생

솔직히 처음에 프랑스의 시작, 갈로로만시대에 대해 배울 때는 지루했어요. 우리처럼 단군 할아버지가 나오는 게 아니어서 그랬나 봐요. 어쨌든 이 책은 갈로로만시대를 거쳐서 프랑크왕국의 건설로 문을 열어요. 그런데 이 왕국의 탄생은 서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어요. 메로빙거 왕조와 카롤링거 왕조를 통해 프랑크 왕국은 점차  세력을 확장하는데요, 샤를마뉴 대제는 당시 분산되어 있던 유럽 대륙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하지만 샤를마뉴 대제의 사후에 손자 대에 이르러서 분할 상속 분쟁과 내란이 일어났고, 베르됭 조약으로 삼분할 되었어요. 그 후에도 복잡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결국 지리적으로 따지자면 현재의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삼국의 원형이 되었어요.

 

백년전쟁의 영향

백년전쟁은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전투로 1339년부터 1453년까지 지속된 전투에요. 프랑스의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한 전쟁이죠. 오를레앙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잔다르크를 아시죠? 그런데 프랑스사 강의에서는 이 소녀의 스토리가 내내 방치되었다가 19세기에 애국의 성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역사 사관 혹은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조금 씁쓸하네요.

 

절대왕정의 시대

절대왕정 하면 루이 14! 태양왕으로 불리는 왕이죠. 왕권을 강화하면서 프랑스가 유럽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되었어요. 베르사유 궁을 짓기도 하고 여러 가지 왕권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사실 그만한 재정이 확보되었던 건 아니에요. 그래서 이때부터 새어나가던 재정이 이후에는 줄줄 새게 되었고 결국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졌어요.

 

자유 평등 박애

프랑스 혁명은 1789년에 시작해서 프랑스 사회를 뒤바꿔 놓았어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성난 군중이 바스티유로 쳐들어갔고 이후에는 루이 16세와 앙트와네트를 처형하기에 이르죠. 절대왕정을 거부하고 계급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길 원했던 군중들은 혁명을 일으켰어요. 자유, 평등, 박애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이었어요.

 

그 후

나폴레옹 제국이 서기도 하고 혁명이 일어나기도 하며 복잡하고도 어려운 상황에 여러 번 놓여요. 정치적으로 안정화되지 못한 시기였기에 서민들은 정말 힘들었어요. 1846년에는 흉작으로 인한 식량부족에 공업 생산의 부진으로 실업자와 굶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그해 2월 민중이 시청과 왕궁을 점거해요. 민주주의와 사회적 권리의 필요성을 알린 중요한 사건이에요. 그리고 19685월 혁명도 있었어요.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사회와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켰어요.

 

프랑스사의 재해석

 

시바타 미치오의 '프랑스사 강의'는 복잡한 프랑스 역사의 흐름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프랑스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본 뼈대가 되어 줄 수 있어요. 사건이 일어난 순서를 알고,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손색없는 도서에요. 또한 역사 속의 사건들이 이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며, 현재의 우리가 미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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