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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창업 절대로 하지마라
유승용.이준혁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3년 7월
평점 :
창업플랫폼 마이프차에서 지난 2022년 연말 예비창업자 통계를 당사 블로그를 통해 발표하였습니다. 예비창업자는 남성 68.1%, 여성 31.9%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는 35-44세 구간이 36.4%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지속되는 고용불안과 이른 퇴직, 코로나 시대의 급작스러운 인원 감축이 직장인들의 창업 의지를 자극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불어 경력 단절 이후 복직하지 못한 여성들의 창업도 늘어났음은 KOSIS 국가통계포털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어 마이프차에서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았던 분야는 1위 커피(21.4%), 한식(14.6%)로 나타났습니다. 초보자들은 메뉴 선정, 인테리어, 운영 노하우, 홍보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비교적 간편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곤 하지만 이게 늘 정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 년에도 수많은 신규 브랜드가 생겨나며 출점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구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가맹점주를 이해하고 상생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안타깝게도 그리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식당 창업 절대로 하지 마라>에서는 공정거래 위원회 가맹 희망 플러스의 자료를 통해서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 수와 가맹점을 거론합니다.(p.40) 책에서는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 수는 외식이 3,630개라고 하며 총 프랜차이즈 수중 외식 업종이 74%로 1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들이 소유한 브랜드 수는 4,566개로 가맹점은 11,6378개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나 본사 소속 가맹점은 32개, 직영점 수는 6,000개에 불과함도 알립니다.
결국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여 고객 동향이나 성향, 메뉴의 적합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직영점 운영은 5%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예비창업자가 믿고 있는 운영 노하우나 트랜디한 메뉴는 어쩌면 뜬구름 잡는 소리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식당이 생존할 확률은 17.9%(p.41)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퇴직 후에는 음식점 혹은 커피숍 창업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식당 오픈 후 1년까지 생존할 확률은 59.9%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이는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솜씨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직접 오픈한 개인 매장도 포함한 수치이므로 가맹점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식당 창업 절대로 하지 마라>는 유승용, 이준혁 공저로 수많은 폐업의 예시, 망하는 식당의 예시를 들며 안일한 생각으로 창업하는 걸 뜯어말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창업을 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소개합니다.
인구 60명 당 1개의 식당이 있는 대한민국은 이미 외식 시장의 과포화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TV 속의 대박 맛집을 보면서 나도 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판타지를 꿈꾸며 창업 절차를 밟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어떻게 차근차근 망해가는지 그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자신의 음식 솜씨를 확신하는 쉐프 출신, 수지 타산을 맞추는 데 자신 있는 경리, 회계 출신이 폐업 1순위라고 합니다. 진짜 중요한 걸 놓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은 - 특히 초보일수록 진짜 중요한 걸 놓칩니다. 프랜차이즈인 경우에는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정보공개서를 확인하지 않고 단지 본사에서 소개하는 특정 매장의 매출과 판매량만을 믿고 시작합니다. 정보공개서에는 가맹 현황, 재무 지표, 자본금과 부채 비율, 연도별 매출 등이 기록됩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자료와 일치하므로 객관성이 있습니다.
물론 정보공개서에 기록된 내용은 현재의 상황과 시기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런 내용 정도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본사에서 보여주는 문전성시에 혹해서 나도 잘 될 거 같다는 환상에 젖어듭니다. 일반 식당을 개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유행하는 아이템을 보고 요즘 잘 팔리니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갖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오랫동안 유지하는 외식업 창업이 불가합니다.
그래서 필자들은 <식당 창업 절대로 하지 마라>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창업을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안을 아끼지 않습니다. 적어도 다음의 8가지 정도는 지켜야 '성공하는'이 아닌 '망하지 않는' 창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브랜드의 명성에 현혹되어 창업하기보다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폐업 리스크를 줄이는 '디테일 창업'을 해야 한다.(p.116)
1. 창업 비용이 적고 입지, 고정비가 비교적 적은 한식 업종을 택할 것
2. 계절을 타지 않는 사계절 영업이 가능해야 할 것
3. 성별, 연령별 호불호가 강한 아이템은 피할 것
4. 식사 시간대가 광범위한 업종이 좋음
5. 주방장 의존도가 높거나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은 피할 것
6. 한때의 유행, 트렌드에 민감한 아이템은 피할 것
7. 객단가는 1만 원 미만으로
8. 초기 창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는 피할 것
책의 중반 이후에는 창업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며 가맹본사를 선택하는 노하우도 알려줍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고정비 산출보다도 중요함을 강조하며 현실적인 내용을 전합니다. 만일 창업을 원한다면 적어도 <식당 창업 절대로 하지 마라> 만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일독하고 나면 재독이 필요함을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