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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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인류사+과학 교양서


'로마제국의 수로'부터 '챌린저 호 폭발'까지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끝없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유체역학은 비단 공식에 국한된 게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태초부터 함께 했음을 이해합니다.


타이틀은 '한 권으로 끝내는'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한 권으로 끝낼 수 있겠습니까.


애초에 그렇게 단순한 학문이 아닌걸요. 그렇지만 약간의 어그로를 끌면서 이 책으로 인도할 수 있다면 뭔들 마다할까 싶습니다.



물포자인 저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데다가 신기한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화학, 물리 기말고사 공부하는 애한테 말을 시킬 정도였으니까요. 중간에 공식이 하나도 안 나온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건 그냥 눈에 장착되어 있는 스킵 기능으로 살짝 넘어갈 수도 있으니(아니 그러면 안 되잖아?) 즐겁고 재미있게 읽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물과 공기처럼 흐르는 것의 과학인 유체역학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미 유체역학 시리즈 3부작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커피 얼룩의 비밀>,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을 통해서 세상 속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흐르는 것들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통해 알아보는 유체역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물리를 포기한 자로서는 유체역학이라니 접근조차 가당치 않지만 뭘 포기했던지 상관없이 - 심지어 세계사를 포기했다 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만은 변함없습니다. 제목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기만 하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흥미로운 세상에 갇혀버릴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종방한 <슈룹>은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두루 던져주는 드라마였습니다. 거기에서 중전이 심소군에게 술을 가르쳐 준다며 마주 앉았던 신이 있습니다. 심소군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장면이었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계영배 - 가득 참을 경계하는 잔-를 통해서 힐링의 순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 책 20페이지에 바로 계영배의 원리가 등장하지 뭔가요. 그렇지 않아도 내 마음 한구석은 그래, 나도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위로를 받고 나머지 한구석은 원리가 뭘까? 궁금해했었던 터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사이펀과 같은 원리로 잔에 70% 이상 술이 차면 잔 중앙 기둥 속의 숨겨진 관으로 술이 모두 새어버리는 거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원리는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니 오히려 그게 신기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밝혀나갈 과학의 세상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 조금은 안도합니다. 빼빼로에 초콜릿을 입히는 데에도 공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강의실에서의 충격을 앞으로도 느끼고 싶습니다.



<흐르는 것들의 역사>를 통해서 다빈치가 그림이나 공학뿐만 아니라 해부학이나 혈류 역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타이타닉이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도 깨달았습니다. 후버댐이나 챌린저 호의 이야기까지 이르르는 동안 몰랐던 이야기와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도 함께했던 유체역학 이야기들을 읽으며 지금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역시 저는 신기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과학의 즐거움을 더 많이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은 물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저조차 재미있게 읽을 만큼 잘 쓰였습니다. 어릴 때 이랬더라면 물리를 반만 포기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과학이나 신기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성인도 신나게 읽기 좋은 교양서로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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