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공부하는 과학
최준호 지음 / 머스트리드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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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서적은 늘 새로운 것을 만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언제고 낡아빠진 그것이 되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학창 시절 화학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한 이후로 저는 매년 과학 책을 읽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내가 알고 있던 사실들이 이제는 틀린 것이로구나 하는 걸 알게 될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런 경우는 지식을 수정하면 되지만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이 튀어나올 때엔 곤란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째 서냐면 지금 와서는 새로운 용어들은 머릿속 저장 장치에 들어가지 않고 책 위의 활자로 머무르기만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와 이런 일이 있다니 하면서 신기해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저는 읽습니다.

누가 이과와 문과로 편을 갈랐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약간의 문과 감성을 지닌 이과입니다. 통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데요, 그렇다면 과학 도서를 무척 좋아하는 소설 마니아라고 표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나온 도서 <과학을 공부하는 과학>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원래는 문과였지만 지금은 과학과 미래 분야 탐사 전문 기자인 저자가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상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현재 기준으로서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드러난 현상들을 가지고 예측해 볼 때, 어쩌면 몇 십 년 후에는 디스토피아에서 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도 자칫하면 어두운 미래를 만들게 될 수 있으므로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어둡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뚜껑을 열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떠한 상태인지 알 수 없기에 우리는 현재를 가지고 안전한 미래,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겁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과학>은 저자가 지난 수년간 쓴 칼럼을 재구성 한 것입니다. 따라서 상당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담겨있습니다. 과학에 대해서 이야기 하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첫 번째 파트에서는 쥘 베른을 소환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저자는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하고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낱낱이 이야기합니다.

1부에서는 우주와 천제에 관한 과학을 다루며

2부에서는 생물 다양성과 AI를 다룹니다.

3부에서는 지구환경에 관한 과학을 다루는데요,

이 책의 소제목으로 달려있는 '뜨거워지고 위험해지는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은 거의 3부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최신 과학을 다루고 있기에 누구나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담아놓았습니다. 다소 난해하고 어렵다는 인식은 있지만 글을 참 잘 쓰는 저자 덕분에 <과학을 공부하는 과학>은 술술 잘만 읽힙니다. 막힘없이 흘러가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기후 위기나 질병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할 힘을 기르게 됩니다.

지금까지 과학이 발전해 온 이유는 상상 속에서 존재하던 것들을 현실로 끄집어 내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판타지라고 했던 그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눈부신 과학 발전은 비교적 늦게 시작된 것으로 20세기에 시동을 걸고 21세기에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간은 또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게 될지를 떠올려봅니다. 그러면 내가 노인이 된 후에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더불어서 내 아이는 지구온난화나 전염병 걱정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됩니다.

막연하게 누군가가 세상을 좋게 만들어 줄 거라고 상상해왔지만,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는 그런 요행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젊은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과학>은 어려운 말로 답답하게 쓰이지 않았습니다.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학생이 읽는다면 이번 겨울을 통해서 새로운 꿈을 키워볼 수 있을 것이며 어른의 경우에는 새로운 과학 지식을 얻음으로써 일상에서 겪게 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만난다면 머리말과 목차를 훑어보시길 권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매력을 꿰뚫어 보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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