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면서 살아가던 아버지의 딸 연화는 낮에는 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일을 돕고, 밤에는 들로 산으로 놀러 다닙니다. 어느 날 나타난 도깨비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는 모습을 드러내어 씨름을 신청합니다.
그리고 서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단짝이 됩니다. 도깨비 갑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연화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호랑이가 되길 원합니다. 언젠가는 자신이 만든 도구를 이용해서 훨훨 날 수 있을 거라는 소망을 갖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가 일본인들에게 살해당하고, 연화는 산을 내려갑니다.
대장장이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만들어준 원진은 자신이 살해당한 후에도 연화가 살아갈 방도를 제시했습니다. 고종이 있는 곳에 환하게 전깃불이 들어온 것을 보며 기뻐했던 연화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나날이 발전해가는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도깨비 갑과 함께 경성에서 인력거를 끌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사실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원진 속에서 갑은 불을 뿜으며 무한동력이 되었던 겁니다.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의 스토리는 혹시 앞으로 멋진 신여성이 되는 것으로 진행되려나 했던 저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 뜨러버렸습니다.
결국 연화는 자신의 거처를 다시 산으로 옮겨 숨어 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