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 가치 있는 삶을 위한 10가지 조언
카밀라 카벤디시 지음, 신현승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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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편입니다.

문득 옆자리에서 온더록스를 마시고 있는 딸을 보며 이 녀석이 성인이니까 내 나이도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걸 떠올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그건 저희 엄마도 마찬가지신데, 75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꿈이 있고 활동적이십니다. 노인이라서 할 수 없어가 아니라 노인이니까 모르는 거 누구한테 물어봐도 부끄럽지 않아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알고자 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으십니다. 친구들과 어디 가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대학교 카페테리아에서도 근무하실 수 있었습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여러 가지 일거리가 오픈되어 있음에도 인기 있는 직종은 따로 있더군요. 저희 엄마는 다른 노인들이 잘 하지 않으려는 일을 찾으시는 편입니다 - 의외로 단순 청소나 정리를 원하는 분이 많으시더군요. 엄마가 청소나 진득이 앉아서 하는 일을 피하는 것은 그런 쪽에 소질이 없어서이기도 한데요, 무척 활동적이심에도 청소에는 재능이 없으십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보다 달리기가 빠를 정도로 놀라운 심폐지구력을 가지고 있으시니 그 장점을 살리고 계십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저 역시 스무 살인 제 아이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요번에 번호 이동 셀프 개통을 할 때에는 귀찮아서 수수료를 줄 테니 네가 좀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했는데요, 그때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귀찮다는 이유로 일을 떠넘기게 되면 나는 뒤처지고 말겠구나 하는 걸 말이죠. 그래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도 알아보면서 해보자고요.

저희 아버지가 컴퓨터에 대해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래!! 나 컴맹이다!!!" 하면서 삐져 자리를 떠 버렸던 게 50대 초반의 일이었던걸 떠올려보면 무언가를 새로이 아는 것은 50대만 되어도 불가한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서는 안된다는 걸 깨닫습니다. 나이와 무언가를 새로이 알아간다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나 자신이 늙어가는 거니까 배워서 무엇하리 하는 체념의 순간에 비해 우리는 참으로 오랜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오래 살아갈 테니 예전의 그들보다도 더욱 우리는 나이에 스스로를 가두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단계별로 풀어가고 있는 책이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입니다.

100여 년 전보다 거의 두 배나 가까이 늘어난 기대 수명의 시간만큼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과거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퇴물 취급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관점을 바꾸고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나이를 먹은 사람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하겠습니다.

그저 남은 생을 살아갈 뿐인 그런 것이 아니라 성취감 있는 활기찬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스스로의 생각보다 훨씬 장수할 수 있으므로 운동과 식습관 변화를 통해서 건강을 챙겨두어야 합니다. 알약으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활력을 북돋움으로써 의사의 처방뿐만 아니라 셀프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일은 계속해야 합니다. 긴 삶에 비해서 은퇴는 다소 빠른 편입니다. 아마도 예전에 하던 일을 이어서 할 수 있는 확률은 적을 겁니다. 강도 높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커리어를 지속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화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뇌세포 감소를 막기 위해 유산소 운동, 사회적 교류, 새로운 도전 등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조언을 저자 카밀라 카벤디시는 아끼지 않습니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이 책이 언제나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상당 부분은 동의할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진지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좋은 길을 제시하는 것처럼 하고서는 혹시 거대 기업의 스폰서를 받았나 싶은 책도 있는데 적어도 이 도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을 많이 먹으라거나 어떤 약재가 좋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좋다는 논문이 있다, 발표가 있다는 이야기는 해 줍니다.

자신을 숫자 안에 가둘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또한 실천할 수 있다면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느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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