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미국의 언론 재벌 가문의 여식이자 사교계의 꽃인 퍼트리샤 허스트가 어느 날 무장 저항 단체인 SLA에게 납치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만한 사람을 납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도 SLA는 그녀의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퍼트리샤가 직접 녹음한 녹음테이프만이 전달되었는데, 퍼트리샤는 다치지 않았으며 그들이 자신에게 국제적 포로 규정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고 있음을 알리고, 몸값 대신 빈곤한 이들을 위해 기부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한 간곡한 어조로, 그러나 후반에 이르러서는 부모를 거세게 비난하며 더욱 노력할 것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불과 60여 일 후, 퍼트리샤는 자신을 납치한 SLA 대원들과 함께 은행강도 행각을 벌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체 게바라의 연인인 타니아로 개명하고 M1 소총을 든 채 스스로가 무장 대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에 그녀의 무사 생환을 응원하던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지요.
결국 납치된 지 1년 4개월 만에 FBI의 무력 진압으로 SLA 대원들이 사살되고 몇 달 뒤 퍼트리샤 허스트 역시 체포됩니다. 급하게 꾸려진 최고의 변호인단은 퍼트리샤가 무장 대원들에 의해 세뇌되어 은행강도 행위에 가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35년 형을 언도받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로널드 레이건과 서부 영화로 유명한 존 웨인 등 거물급 인사들이 탄원하여 징역 7년으로 감형됩니다. 후에 지미 카터 대통령의 특별 사면으로 보석금 150만 달러를 내고 가석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게 되어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람들은 퍼트리샤 허스트 사건을 전형적인 스톡홀름 증후군 사례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그녀는 작가로, 배우로 그리고 주부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