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하트 장편소설 <웨어하우스>는 드론 한 시간 배송을 기본으로 하는 세상, 근미래에서의 거대 그룹 클라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치 지금의 아마존과 같은 회사로, 거대 기업화하면서 작은 회사들을 집어삼켰고 그로 인해 황폐화된 사회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회사를 미워하면서도 편리함에 주문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그곳에서 일하기를 동경합니다. 다른 일을 해서는 먹고살기 힘들기에 마치 유토피아와 같은 그곳에 취직하기를 열망합니다. 그곳은 숙식 제공까지 해주므로 다른 부대 비용이 들지 않으니 무척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곳은 그리 녹록한 곳은 아닙니다.
노동의 강도는 상상초월이고, 노조를 조성하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통제받으며 일을 합니다. 안전장치를 이용해서 물건을 나른다면 제시간 내에 업무를 마칠 수 없으므로 안전 수칙 따위는 무시해야 합니다. 만일 다치거나 아프다고 해도 웬만하면 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는 점수의 하락을 의미하고 결국 컷데이에 해고당하고 맙니다.
샤워시간조차 마음대로 갖지 못하고 문밖을 나서는 것조차 GPS를 통해 기록되는 이런 곳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잃어가며 노예처럼 부려질 바에는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지만, 이곳에서 해고당하느니 자살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에겐 죽거나 고된 노동을 하거나 하는 선택지 밖에 없었던 걸까요.
이곳은 1984의 빅브라더의 통제보다 더한 통제를 받는 곳입니다. 1984에서 윈스턴과 줄리아가 만났던 것처럼 팩스턴과 지니아가 만납니다. - 성격은 딴판이고 만나는 의도도 다르지만 그들이 1984의 그들과 닮았다고 느끼게 된 건 단지 폐쇄되고 통제된 곳에서 이것이 아니면, 이곳이 아니면 살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만난 인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팩스턴은 클라우드에 취업하여 감시관으로 근무하게 됩니다. 지니아는 피커, 즉 물건을 포장하는 고된 업무에 배치되는데 실은 산업 스파이 같은 일을 하기 위해 위장 취업한 용병, 해결사 그런 사람입니다. 그녀는 클라우드의 빈틈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팩스턴과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는데요, 결국 그를 -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애쓰는 지니아와 팩스턴은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결국 클라우드라는 거대 조직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 이 시대 배경의 어느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마는 - 확실합니다.
이 소설은 기업 잠입 스릴러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은 정말로 다가올 것만 같은 두려운 근미래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