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홈 시대가 열렸지만 우리는 여전히 스마트보다 아날로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손바닥에 접착이라도 된 듯,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전기로 가동되는 집안의 온갖 것들을 집 안팎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이지만, 아주 넓은 집이라면 모를까 직접 움직이는 게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물론 잠자리에 누웠을 때 누군가가 대신 불을 꺼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주 자주 들지만요.
모든 것이 제어되는 스마트 홈 환경에서, 만약 아날로그 방식을 겸하지 않거나 겸하였더라도 편리함에 수동으로 움직이는 법을 잊었다면 - 정전이 되거나 시스템 오류가 생겼을 때를 상상하면 불쾌함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상상하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은 스마트함이 있는 대저택 헤더브레.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스마트함은 고전적 슈퍼 히어로의 집을 떠올리게도 했지만, 그 기묘한 부조화는 각자 다른 것을 숨기고 있던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인물들은, 심지어 아주 어린아이까지 비밀을 가지고 있었는데, 두 살 난 아기 페트라 만이 가면 없는 정직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설은, 자신이 죄를 짓지 않았노라 호소하는 한 여자의 편지로 진행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어쩌다가 교도소에 오게 되었는지 저명한 변호사에게 도와달라 호소하고 마침내 아주 길고 긴 편지를 쓰게 되었는데요. 독자는 변호사가 되어 그녀의 편지를 읽습니다.
스물여덟 살의 아이 돌보미 그녀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지어진 대저택에서 입주 아이돌보미로 일하게 된 과정부터 입주 후에 아이들의 보호자가 없는 상태에서 낮이고 밤이고 겪었던 무시무시한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밤마다 느껴지는 한기, 누군가가 걸어 다니는 듯한 소리. 그리고 제어가 되지 않는 스마트 기기 등. 전형적인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그 집 아이들은 그녀에게 우호적이지 않은데요.
미워하고 밀어내려 하는 것이 도를 지나친 듯합니다.
그녀가 오기 전의 아이 돌보미들도 며칠 견디지 못하고 그 집을 나가버렸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의 말썽과 영악함에 질렸던 건지, 아니면 유령 때문인지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