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한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딱 말 그대로 돈에 관한 개념이 없는 저는 그냥 손에 쥐어지는 작은 돈으로 빠듯하게 살아왔고 때로는 빚을 지기도 하면서 헉헉거리면서 살아왔고 실은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성인(에 가까운 나이가)이 되자 새로운 눈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엄마를 데리고 있는 탓에 녀석은 경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하며 고민하였습니다. 자식과 함께 발맞추어 나가길 원하는 저는 이제라도 '돈이란 무엇인가.' 그 녀석이 뭐길래 나를 괴롭혀왔는가에 대해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돈 공부의 첫 번째 걸음으로 신진상의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를 선택했습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같은 게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만일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보고 테셋 자격증이 있는 아이에게도 물어보고 하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저 같은 초보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저술되어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그가 논술의 전문가 이기 때문일겁니다. 저자는 대치동의 논술 스타강사이면서 유웨이 입시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데, 논술과 입학사정관제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하는군요. 어려운 분야를 쉽게, 하지만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여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최적화 되어 있는 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제일 처음 꼽은 것은 독서였는데요. '책', 그리고 '독서'는 슈퍼리치들과 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므로 책 전반에 걸쳐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위해서는 전략적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연령대에 맞는 도서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혹은 돈 공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을 얻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거장들의 책을 정독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취하는데, 만일 시간이 부족하다면 발췌독도 좋다고 합니다.
저는 초보니까 처음에는 발췌독을 하면서 대략의 느낌을 보고 그다음 아주 꼼꼼히 읽어보려고 하였으나 나도 모르게, 메모를 하고 플래그를 붙여가면서 정독을 하고 있지 뭔가요.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책 추천을 해주어서 그런 걸까요?
하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돈에 대해 배우고자 하면 일단 이 책을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이어지는 다음 책을 고려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을 테니까요. 거장의 인생과 이론을 배우는 데에는 책만 한 것이 없습니다. 요즘은 유튜브 등의 영상 매체로 많은 것을 공부하기도 하는데, 책을 읽어나가며 얻는 것은 영상물과는 다른 것들입니다. 이건 비단 이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직까지는 - 다른 책에도 적용되는 것이죠.
이 책은 돈과 그 흐름을 읽기 위한 모든 부분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돈의 속성, 감각에서부터 뇌과학이나 철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다 돈과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책입니다. 돈, 경제할 것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술술 읽고 있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슈퍼리치의 일화, 말.... 그런 것들과 경제 흐름, 돈의 속성 등을 자연스럽게 섞어 이야기하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초보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초보 단계를 벗어난 분도 돈과 경제를 공부할 때 필요한 책을 추천받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다가 포기한 영화 '리미트리스'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도 끝까지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주식과 독서에 대해 상당 부분 할애해 이야기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 AI, 빅데이터,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코로나19 같은 사회의 큰 변화 등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정치력이 관여하는 것 때문에 변동되는 경제 상황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광범위한 '돈'이야기를 다룹니다.
공부를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를 따라가거나 앞서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죽은 돈이 될 테니, 공부와 철학, 사람의 심리 그런 것들의 박자를 잘 맞추어야 합니다. 관점의 다양성이 무척 주요하다는 말입니다.
아직은 그런 눈이 없지만 이 책을 중심으로 하여 추천도서를 찾아 읽어나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까막눈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부끄러우니 더 이상 돈에 관해 잘 모른다는 소리를 하지 않게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