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을 대로 곪은 부정행위가 터져버린 것일까요. 아니면 개성 공단의 폐쇄로 악화된 남북 감정을 노린 세력의 음모일까요.
'제3 도시'의 미스터리는 이른 아침부터 내 손목을 잡아끌고 갑니다.
클래식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사티의 짐노페디 조차도 내 혼란을 멈춰주지 않아 스스로 노트에 메모를 해가며 혼란스러움을 가라앉혀야 했습니다.
주인공 강민규는 운영난을 겪고 있는 민간 조사 업자, 즉 탐정입니다. 헌병 수사관 출신의 그가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상세히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혹시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의 배경을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리퀄이 좋겠지만, 정명섭 작가 지하실에서 시카고 타자기를 두들기고 있는 난쟁이 요정들이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주길 기대하며 지금은 개성 공단을 배경으로 하는 <제3도시>에 집중해봅니다.
강민규의 서울에 있지만 이름만은 뉴욕 탐정사무소인 사무실에 개성 공단에서 속옷 공장을 운영 중인 외삼촌 원종대가 찾아옵니다. 자신의 공장에서 물품이 자꾸만 사라지는 것 같은데 CCTV를 달 수도 없는 데다가 함부로 사람을 자를 수도 없는 곳에서 벌어지는 물품 횡령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합니다. 공단에 과장 직함을 달고 들어간 그는 금세 남측 책임자인 법인장 유순태가 수상쩍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주변 공장들과 더불어 좀 더 조사하고자 합니다. 그러던 중 강민규가 실은 남측 국정원 요원이라는 헛소문이 퍼지고 이로 인해 유순태와 강민규는 심하게 다툽니다. 그리고 유순태가 자신의 방에서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강민규는 제1 용의자가 되고, 체포당하고 마는데요.
강민규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아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추방당해 남한에 가서 살인범으로 조사를 받아야만 합니다. 단서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살인자로서 재판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강민규는 갇힌 이 공간에서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