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의 인문학 -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
권기복 지음 / 웨일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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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 떨면서 소개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인문학, 완전 내 스타일!'이라고 수선을 피워버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인문학은 제게 가깝고도 먼 영역이었는데, <한 컷의 인문학>은 저에게 아주 바짝 다가온 인문학 도서였으니까요.



생각이 많아지면 우울해지는 탓에 생각을 하지 말고 살자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고 마는 건 아닌가 하는 상태가 되어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데카르트의 유령인가 보다... 하고 엉뚱한 생각에 빠지고 맙니다.



집에 몇 권의 인문학 책이 있는데, 그 책은 읽는 매 순간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고.


쉽게 잘 설명해 준 책도 읽을 당시엔 아하 그렇구나... 하며 감탄하고서는 잊어버리기 일쑤인데다가 때로는 실생활이나 과학과 연관 지어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며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는,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누군가가 '과학 도서'라는 타이틀만 보면 책을 펴기도 전에 얼어붙는 것처럼, 저에게 철학, 인문학 도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궁금해 어쩔 줄 몰라 또 손에 들게 되는 책이기도 하죠.



이번에 읽은 <한 컷의 인문학>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스스로를 '생활 인문인'이라고 말하는 저자 권기복이 자신이 가진 능력과 지식의 조각을 모아 읽는 이로 하여금 물 흐르듯이,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다른 책에서 읽었던 어려운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그림과 함께 두어 이해가 쉬웠습니다. 완전 내 스타일!!



각 페이지는 긴 문장으로 되어 있지 않아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도 굵고 긴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글 밥이 많지 않은 편이라 금세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건 오산이었습니다. 글자 수보다 많은 사고가 저를 지배했습니다.


'깊은 사유가 어려운 당신을 위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지식의 그림을 심어준다!'라는 표지의 문구는 과장된 것이 아니어서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 여타 인문학 책들을 읽으며 놓쳤던 것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사랑, 돈, 자유, 계급, 공공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챕터를 나누어 인문학을 이야기합니다.


읽다 보면 인문학 소양뿐만 아니라 경제나 정치에 관한 흐름, 또는 역사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상식들까지 새롭게 익히게 됩니다.


말하다 보니 어패가 좀 있군요.

이런 것이 모두 인문학의 일부인 걸요.



표지모델인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애덤 스미스, 루소, 데카르트, 칸트, 한나 아렌트를 거쳐 최근의 마이클 센델에 이르기까지 많은 철학자도 등장합니다. 그들의 이론을 통해 세상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들이 자연스럽게 물결치고 있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됩니다.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다만, 이 책이 인문학 지식이 전무한 사람에게도 이와 같을까 하는 점은 자신하지 못하겠습니다. 인문학을 알고자 하나 거리감이 느껴져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책, 인문학 초심자에게는 더욱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만일 인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이라면,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웨일북으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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