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도 괜찮아
이재범 지음 / 책수레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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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블로그를 하고 있지만 1년 365일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별거 아닌 글을 쓰고, 아무도 관심 없어하는 내 사소한 투덜거림을 적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꾸준히 몇 년 동안 지속하는 건, 블로그를 하면서 좋았어! 매일 글을 하나씩 쓰겠어!라고 결심했던 블로거라면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핑크팬더라는 닉네임으로 네이버에서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 이재범은 다독가로도 유명합니다. 현재는 경제와 투자 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있지만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이라는 저자의 또 다른 에세이를 읽어보면, 책을 깊이 있게 많이 읽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책으로 인생이 변했고, 투자를 하면서 경험을 쌓아 지금은 여러 권의 책을 내었고, 강의도 합니다.

그야말로 인생이 달라졌죠.

이 책 <천천히 가도 괜찮아>는 저자가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던 글 중에서 많은 이가 공감했던 글로 엄선하여 엮은 책입니다. 따라서 순서와 무관하게 읽어도 좋은데요. 저는 그냥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었습니다. 그게 습관이라서요.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블로그에서처럼 짧은 단락으로 되어있습니다.

네댓 개의 단락이 연속적으로 놓여있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데요.

블로그에서는 숫자를 붙여놓았지만 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정도 차이점은 있지만 그의 블로그 글을 모아보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의 글 중에서 엄선하다 보니.)

일러두기에서 미리 '저자 고유의 글맛을 살리기 위해 표기와 어법은 저자 고유의 스타일을 따랐습니다.'라고 되어 있었건만, 저는 문법과 문장구조가 참 거슬렸습니다. 특히 '네요,네요'체를 싫어하는 바, 네요네요가 있는 부분이 눈에 자꾸만 걸렸습니다.

내가 이걸 왜 읽고있지.

<책으로 변한 내 인생>에 비해 완전 별로잖아. 그냥 남의 일기 읽는 기분이야. 심지어 중언부언이 많아. 하아... 어쩌라는 거지?

한 권의 책에서 단 하나라도 얻었으면

그 책은 충분한 가치를 보여 준 겁니다.

-p.85

그래. 이 책에서 뭐 하나라도 얻으면 되는 거야! <책으로 변한 내 인생>에서는 많은 공감을 했었잖아. 그러니 읽자.

그런데 재미가 없었어요. 책상에 엎드려 15분쯤 졸고,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녹차 라테를 마시며 잠을 깨고

노트에

자, 다시! 나 요새 거만해! 겸손하게 읽어봐!!!

라고 붉은 펜으로 적고서 다시 책을 열었습니다.

어라, 괜찮잖아? 피로와 스트레스, 짜증이 쌓여있는 상태였나 봐요.

20여 분 전과는 책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고 말한 걸까요?

책을 빨리 읽고 다음 일정을 진행하려고 했던 나의 조바심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걸 덮어버렸었나 봅니다.

마음을 열고 천천히 읽었더니 책 속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되었어요.

집필실을 상상하고, 댓글에 반응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제 이야기였거든요.

당연한 것 같은데 그렇지 못했던 이야기도 아까는 비뚤어진 마음으로 '그걸 누가 몰라?'하며 읽었었는데, 제정신이 들고나니 '알면서 실천을 못하니 그렇지.'로 바뀌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은 아니더라도 뒷동산은 될 터인데 그조차 하지 못했던 나에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하면 레이스에서 승리한다는 이치를 다시 한번 짚어주기도 하는 좋은 에세이였습니다.

나는 오늘도 참 바보 같았네요.

그렇게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분명히 변화된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모르는데 남들이 나에게 알려줄 겁니다.

"너 뭔가 예전과는 다르다!"

하기 싫은 거 오늘도 하셨나요?^^

-p.136

성공하지 않았다고 쓸모없는 인간은 아닙니다.

뭔가 보여 줄 것이 없다고 가치 없는 인간도 아닙니다.

평범한 인생도 충분히 가치 있고 중요합니다.

꼭 돈이 많아야만 행복한 인생이 아니듯 말이죠.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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