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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인문학 여행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9월
평점 :
이야기가 담긴 풍경, 저자는 문화해설사처럼 길을 안내하며 독자에게 다정한 말투로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눈으로는 활자를 쫓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경치를 감상합니다. 함께 있는 사진을 더해 상상을 구체화하다 보면 마치 좋아하는 사람과 의미 있는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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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엔 함께 박물관을 가기도 했고 경주 같은 역사가 숨 쉬는 땅을 구경 다니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잘 알길 바랐다기보다는 그런 것을 통해 옛날이야기도 하고많은 걸 나누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각자의 일을 하다 보니 예전보다 나누는 이야기는 적어졌지만, 과거의 대화들이 가슴에 쌓여있어 '따로 또 같이.' 서로 다른 것을 해도 함께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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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많은 이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자취를 밟으며, 직접 전해 듣는 게 아니어도 함께 있으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감격적이기도 합니다.
직접 그곳에 가서 새겨진 것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요즘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그곳의 새로움과 낡음을 오롯이 느끼고 싶은데, 오히려 찾아오는 이들을 경계하고 멀리해야 하는 이 시절이 무척 낯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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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혹은 단둘이 손을 잡고 느껴야 하는 것들을,
방구석 책상머리에 앉아서, 옆자리에 앉아 독서 공부를 하는 아이를 가끔 바라보며 <방구석 인문학 여행>을 읽으며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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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전주 한옥마을 PNB 풍년제과의 초코파이를 사 먹으며 전주 한옥 마을과 조선의 뿌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죠. 녀석이 좋아하는 이방원 이야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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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럴 수 없음에 사 년 묵은 매실차를 마시며 광양 매화마을 홍쌍리 이야기를 해주어야겠습니다.
내가 이 책에서 본 그녀와 매화나무 이야기를 마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전국을 자신의 정원처럼 아끼고 살피는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오늘도 방구석 인문학 여행을 합니다.
'컬처 300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