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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비즈니스 Untact Business - 100년의 비즈니스가 무너지다
박경수 지음 / 포르체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다.
-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칼럼니스트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20세기 소녀였던 제가 막연히 상상했던 21세기의 모습에 더 가까워졌을지도 모릅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학교에 가지 않고 화상 수업을 받을 것이라는 것, 집에서 전화로 주문만 하면 모든 상품이 집으로 배달이 될 것 - 당시에는 컴퓨터라는 것이 있다는 걸 몰랐을뿐더러 시험지조차 학교 등사실에서 찍어내던 시절이었으므로 인터넷 쇼핑몰 같은 건 아예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배달이 아니라 순간 이동 장치 같은 것으로, 마치 팩스처럼 전달되는 걸 상상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21세기에는 환경 오염이 심해져서 사람들이 방독면을 쓰고 다닐지도 모른다고, 중동 사람들처럼 물도 사 먹을지 모른다고 상상했었는데요. 대기 오염으로 인한 방독면은 아니지만, 전염병의 감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공공장소에 갈 수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관광지인 저희 동네에서 불가피하게 마트를 가면서도 혹시 확진임을 숨기는 관광객이 다녀간 건 아닐까 막연히 불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보다는 온라인 쇼핑몰의 이용이 늘었습니다.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이라고 스고 배송료라고 읽는)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쿠팡의 로켓 배송을 이용하면 배송료의 부담 없이 집에서 물건을 받아 볼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언택트(비대면)로 배송 사원과 얼굴을 마주할 일이 없습니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 어플을 사용해 음식을 주문하면서도 네이버 페이로 결제하고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비대면)'라고 글을 남겨두면 음식을 전해주는 분과 마주치지 않아도 됩니다.
결국 얼굴을 마주 대고 소통하지 않아도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 불편한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병원에 간다거나 하는 일이 아니라면 집안에서 거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에 콕 박혀서 일하고 쉬기도 하는 저는 어쩐지 히키코모리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러다 영화 네트(1995년, 어윈 윙클러 감독, 산드라 블록 주연)의 주인공처럼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존재를 아무도 몰라서 큰일 나는 거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요즘은 외롭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언택트 비즈니스>는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의 트렌드를 분석하여 낱낱이 알려줍니다.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진 소비 패턴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천천히 변화하며 그때마다 제대로 분석하며 방법을 모색, 남들보다 한발 앞선 마케팅으로 전진한 이들이 현재 승기를 잡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20세기 소녀가 상상했던 비대면 세상은 분명 언젠가 다가올 미래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19로 한꺼번에 이렇게 도래할 줄은 몰랐습니다. 비대면 세상에 천천히 대비하고 있던 기업들뿐만 아니라 별로 대비하지 않았던 기업들 역시 당황스러운 때입니다. 코로나19는 소비패턴뿐만 아니라 고용형태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실직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생겼습니다.
교육의 혼란으로 온라인 강의 사이트의 가입자도 늘고, TV나 영화 감상 방식도 달라져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 가입자도 늘었습니다.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 박경수는 현재의 상황을 국내외 자료를 분석하여 '홈 블랙홀', 핑거 클릭’, ‘취향 콘텐츠’, ‘생산성 포커스’라는 키워드로 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합니다. 도태되는 기업들과 성장하는 기업들의 실례를 들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좋은 지도 이야기합니다.
막연히 변화하는 세상을 그냥 몸으로 느끼고만 있었을 뿐,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석해 놓은 비즈니스 서적을 읽으니 정말 과거와는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게다가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도서 분야에서 활동 중이면서도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된 비즈니스의 물결을 직접 타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 책에서 짚어주는 부분을 보며 인플루언서란 이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좀 더 힘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았지만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던 비즈니스 서적 <언택트 비즈니스>입니다만, 읽는 내내 흥미로워 눈을 떼기 어려웠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근무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그 비즈니스의 산물을 이용하는 소비자로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 포르체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리뷰하였습니다.